[만남이 좋다]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뉴욕 이어 내년 평양 공연…합창으로 '청춘의 꿈' 이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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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8년 차…활발한 활동 이어가는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2011년 '남자의 자격' 방송 끝난 후
민간 시니어합창단으로 재창단
권대욱 휴넷 회장, 윤학수 前 중장 등
총 48명 참여…평균 연령 67세
매년 국내외 30회 무대…"공연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 다하죠"
2011년 '남자의 자격' 방송 끝난 후
민간 시니어합창단으로 재창단
권대욱 휴넷 회장, 윤학수 前 중장 등
총 48명 참여…평균 연령 67세
매년 국내외 30회 무대…"공연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 다하죠"
지난 2일 경기 과천시민회관 연습실. 이현철 작곡의 ‘산유화’ 합창을 마친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40여 명의 눈길이 일제히 지휘자 김상경 씨를 향했다. 김 지휘자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꽃이 잘 피네, 새도 잘 울고요.” 평균 연령 67세의 합창단원들은 그제야 활짝 웃으며 서로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들 중 15명은 2011년 방송된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 프로젝트’의 원년 멤버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 그해 9월 청춘합창단은 순수 민간 합창단으로 재창단식을 했다. 올해로 창단 8년째다.
“방송 두 달째 되던 날 단원들이 ‘이대로 헤어질 수 없다’며 재창단 논의를 시작했죠. 방송을 위해 청춘합창단이 꾸려질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합창단 단장을 맡고 있는 권대욱 휴넷 회장의 말이다. 창단 당시 멤버 중 일부는 노환이나 고령으로 합창단을 떠나기도 했다. 이들의 빈자리는 오디션을 통해 뽑은 신입 회원들이 채웠다. 현재 총 48명의 단원이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권 회장을 비롯해 윤학수 예비역 공군 중장, 김진관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최규용 강북삼성병원 암센터장, 김원택 전 홍익대 디자인학과 교수 등 각계각층의 인사가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고령자는 82세의 한국 최초 하피스트 배용자 씨다. 방송 당시 신장과 간 이식 수술을 받고 무대에 서며 감동을 줬던 이만덕 씨는 완치해 총무를 맡고 있다.
초대 지휘자인 ‘합창계 거장’ 윤학원 씨에 이어 강동구립여성합창단의 김상경 씨가 2대 지휘자로 지휘봉을 잡고 있다. 김 지휘자는 “단원들이 찾아와 유엔과 평양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하는데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청춘합창단은 2015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초청 연주회를 가졌고, 내년에는 평양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올 추석 연휴에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인 고려인들을 초청해 한국 민요와 우즈베키스탄 전통곡으로 무대를 꾸몄다. 5일에는 경주 신라문화제에서 인순이, 포르테 디 콰트로, 임태경, 송소희 등과 함께 무대에 선다. 청춘합창단은 매년 30여 차례 무대에 오른다. 아마추어 합창단 중 단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합창단원은 공연 준비를 위해 매주 화요일 모여 세 시간씩 연습한다.
고령의 단원들에게 빡빡한 스케줄과 강도 높은 연습이 부담되지는 않을까. 단원들은 오히려 단체 연습이 끝난 뒤에도 집에서 끊임없이 연습할 정도로 열정적이라고 했다. 방송을 본 뒤 뒤늦게 청춘합창단에 합류한 윤학수 전 중장은 “모두 사생결단을 하고 뛰어든 사람들”이라며 “공연할 때마다 매번 이번이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김진관 전 부행장은 “절박함이 시니어 합창단이 지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이후 전국 곳곳에 청춘합창단과 비슷한 콘셉트의 시니어 합창단이 속속 생겼다. 권 회장은 “많은 시니어가 청춘합창단을 통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김 지휘자와 처음 만났을 때 이런 부탁을 하더라고요. ‘저는 합창을 만들 테니, 단장님께서는 청춘을 만들어주십시오’. 아직도 마음 깊이 이 말을 새기고 있습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이들 중 15명은 2011년 방송된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 프로젝트’의 원년 멤버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 그해 9월 청춘합창단은 순수 민간 합창단으로 재창단식을 했다. 올해로 창단 8년째다.
“방송 두 달째 되던 날 단원들이 ‘이대로 헤어질 수 없다’며 재창단 논의를 시작했죠. 방송을 위해 청춘합창단이 꾸려질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합창단 단장을 맡고 있는 권대욱 휴넷 회장의 말이다. 창단 당시 멤버 중 일부는 노환이나 고령으로 합창단을 떠나기도 했다. 이들의 빈자리는 오디션을 통해 뽑은 신입 회원들이 채웠다. 현재 총 48명의 단원이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권 회장을 비롯해 윤학수 예비역 공군 중장, 김진관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최규용 강북삼성병원 암센터장, 김원택 전 홍익대 디자인학과 교수 등 각계각층의 인사가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고령자는 82세의 한국 최초 하피스트 배용자 씨다. 방송 당시 신장과 간 이식 수술을 받고 무대에 서며 감동을 줬던 이만덕 씨는 완치해 총무를 맡고 있다.
초대 지휘자인 ‘합창계 거장’ 윤학원 씨에 이어 강동구립여성합창단의 김상경 씨가 2대 지휘자로 지휘봉을 잡고 있다. 김 지휘자는 “단원들이 찾아와 유엔과 평양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하는데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청춘합창단은 2015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초청 연주회를 가졌고, 내년에는 평양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올 추석 연휴에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인 고려인들을 초청해 한국 민요와 우즈베키스탄 전통곡으로 무대를 꾸몄다. 5일에는 경주 신라문화제에서 인순이, 포르테 디 콰트로, 임태경, 송소희 등과 함께 무대에 선다. 청춘합창단은 매년 30여 차례 무대에 오른다. 아마추어 합창단 중 단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합창단원은 공연 준비를 위해 매주 화요일 모여 세 시간씩 연습한다.
고령의 단원들에게 빡빡한 스케줄과 강도 높은 연습이 부담되지는 않을까. 단원들은 오히려 단체 연습이 끝난 뒤에도 집에서 끊임없이 연습할 정도로 열정적이라고 했다. 방송을 본 뒤 뒤늦게 청춘합창단에 합류한 윤학수 전 중장은 “모두 사생결단을 하고 뛰어든 사람들”이라며 “공연할 때마다 매번 이번이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김진관 전 부행장은 “절박함이 시니어 합창단이 지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이후 전국 곳곳에 청춘합창단과 비슷한 콘셉트의 시니어 합창단이 속속 생겼다. 권 회장은 “많은 시니어가 청춘합창단을 통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김 지휘자와 처음 만났을 때 이런 부탁을 하더라고요. ‘저는 합창을 만들 테니, 단장님께서는 청춘을 만들어주십시오’. 아직도 마음 깊이 이 말을 새기고 있습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