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독서토론모임’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논현동 당근영어 사무실에서 ‘400회 모임 기념행사’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미래창조독서토론모임’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논현동 당근영어 사무실에서 ‘400회 모임 기념행사’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어떤 책을 읽었느냐가 자기 자신을 바꿔 나갑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드는 최초의 제품’이라는 서양 격언이 있습니다. 저는 이 격언의 한 부분을 바꿔 ‘우리는 우리가 만드는 최종 제품’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이용찬 법무법인 충정 고문·전 금융감독원 국장)

지난달 26일 오후 7시 서울 논현동 당근영어 사무실에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였다. ‘미래창조독서토론모임’ 회원들이다. 이날 모임은 회원들에게 특별했다. 격주에 한 번 열리는 ‘정모(정기 모임)’와 함께 400회를 맞은 모임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렸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16년간 400번 모여 정치·사회·문화·경제·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책 400권을 소화한 것을 자축하는 행사이기도 했다.

행사에 앞서 평소와 같이 독서 모임을 했다. 이날 토론 대상은 만화가 김태권 씨가 쓴 《불편한 미술관》. 임통일 법무법인 강남 대표변호사가 미술 작품에서 여성과 장애인, 가난한 자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에 대해 책 내용을 바탕으로 발제했다. 이후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배웠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해석일 수 있다” 등 회원들 간 다양한 의견 개진과 함께 활발한 토론이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미래창조독서토론모임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책을 읽고 건전한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로 2002년 시작됐다. 초대 회장인 임양운 임양운법률사무소 변호사(전 광주고등검찰청 차장검사)가 “‘책 읽는 사회’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목표로 모임 결성을 주도했다. 이후 지금까지 일부 회원들이 바뀌기는 했지만 모임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마침내 400회를 맞았다.

모임에는 회장을 맡고 있는 이용찬 고문과 임통일 변호사, 정영숙 갤러리세인 대표, 안남섭 한국코치협회 부회장, 김재우 키움건설 대표, 최승실 이노소프트 대표, 유병인 지평씨엠그룹 대표, 장동열 전 호반건설 대표 등 기업, 교육, 법조,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40여 명이 ‘등록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꾸준히 책을 읽고 토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책 읽는 문화’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말 일정 기간 이상 모임에 참여한 회원들에게 자체적으로 만든 ‘독서경영사’ 자격증을 수여한다. 이 자격증을 받은 회원들이 다른 곳에서도 별도의 독서모임을 이끌 수 있도록 권장하는 차원에서다.

몇몇 회원은 이런 취지에 맞게 자신의 지역과 직장에서 모임 취지에 맞는 활동을 하고 있다. 노상충 당근영어 대표는 “그동안 미래창조독서토론모임과 별도로 직원들과 책을 읽는 모임을 하고 있다”며 “독서가 회사 경영에도 큰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모임을 떠난 회원 중에서도 지역과 직장에서 비슷한 성격의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소개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