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명이 넘는 당뇨환자의 치료 이력이 담긴 빅데이터를 활용해 당뇨환자의 보험 가입 문턱을 크게 낮춘 당뇨보험이 국내 최초로 출시된다. 당뇨환자가 앓을 수 있는 각종 합병증을 보장할 뿐 아니라 발병 확률까지 예측하면서 보험료가 인하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보험개발원이 개발한 ‘당뇨합병증 예측모델’을 적용한 ‘KB 당뇨까지 챙겨주는 스마트건강보험’을 다음주 선보일 예정이다.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말 서울대와 함께 이 모델을 개발했다. 당뇨합병증 예측모델은 10만 명이 넘는 당뇨환자의 경과연도별 치료 및 투약 여부, 고혈압 동반 여부 등 각종 건강정보를 분석한 시뮬레이션 모형이다. 당뇨환자의 연령, 혈압, 혈당, 흡연 여부 등 위험 요인별 합병증 발생, 사망률, 의료비 등의 추정이 가능하다.

KB손보가 다음주 출시하는 당뇨보험은 판매하고 있는 ‘KB당뇨케어 건강보험’에 당뇨합병증 예측모델을 적용한 상품이다. 당뇨합병증 예측모델을 활용한 당뇨보험이 출시되는 건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당뇨환자 수는 285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당뇨병은 완치가 어려운 데다 각종 합병증에 따른 의료비 부담 탓에 보험사들은 당뇨환자의 보험 가입을 꺼렸다.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비싼 보험료를 내야 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당뇨보험 출시로 발병확률 예측까지 가능해지면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당뇨환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KB손보 관계자의 설명이다. 각종 합병증 발병확률에 근거한 보험료 책정이 가능해지면서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말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건강증진형 상품 개발을 보험사에 적극 권고하고 있다.

KB손보는 다음주 출시하는 당뇨보험에 망막병증, 족부궤양, 심부전, 신장질환 등 당뇨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4대 합병증에 대한 보장항목도 포함시켰다. KB손보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되는 당뇨보험은 중증 질병뿐 아니라 경증까지 보장하고 있어 당뇨보험 내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손보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의 제휴를 통해 이 보험에 가입한 일반인과 당뇨환자에게 건강관리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