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바둑 토토·기원 이전 결정 유보
한국기원, '가해자 옹호 논란' 미투 보고서 수정 않기로
한국기원 이사회가 '바둑계 미투' 사건과 관련,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기존 윤리위원회 보고서를 재작성해달라는 프로기사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또 '바둑 토토' 도입과 한국기원의 화성시 이전에 관한 결론을 유보했다.

한국기원 이사회는 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2층 오키드룸에서 39명 중 21명의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2018년 이사회를 열고 화성시 세계 바둑스포츠 컴플렉스 건립 추진 현황 등 4건의 의결 안건을 논의했다.

이사회는 '바둑계 미투' 사건을 조사한 기존 윤리위원회 보고서를 다시 작성해달라는 전문기사 223명의 요청을 다수결에 부쳤으나, 찬성 의견이 반수를 넘지 않았다.

바둑계 미투는 김성룡 9단이 9년 전에 디아나 초단을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한국기원은 윤리위원회에서 이 사건을 조사하는 등 징계 절차를 밟아 김 9단의 제명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후 윤리위 최종보고서에 "김성룡 9단의 주장이 신빙성 있다"는 등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의견이 포함됐다는 내용이 유출되면서 기사들이 반발, 재작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사회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한 가운데 찬성 10표가 나왔으나, 반대 8표, 기권 3표로 과반수에 미달했다.

이사회는 서울에서 경기도 화성시로 기원을 이전하는 안건에 대한 결론을 유보하고,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전반적인 내용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찬반 의견이 갈린 '바둑 토토' 도입 추진에 관해서는 여러 의견을 종합해 다음 이사회에 재상정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임기가 만료된 유홍준·유창혁 이사, 박지연 신임 여자기사회장 등 3명의 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이밖에 이사회는 '바둑진흥법 제정에 따른 후속 조치', '기전·방송사업 현황' 등을 보고했다.

이사회를 주재한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는 인사말에서 2020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바둑 종목 편입이 확정될 경우 남북 바둑 단일팀을 구성하면 좋겠다는 희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