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美대법관 후보 성폭력 의혹 관련자 조사착수…백악관도 조사확대 허용
"캐버노는 공격적 술꾼", "술집서 싸워 경찰行"…꼬리무는 폭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신원 조사에 다시 착수한 가운데 그가 학창시절 술에 취해 공격적인 행동을 하곤 했다는 증언들이 또 나왔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NBC뉴스 등에 따르면 캐버노의 예일대 동창인 찰스 채드 러딩턴이라는 남성은 이날 WP에 보낸 성명에서 캐버노를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술꾼'으로 묘사했다.

러딩턴은 캐버노 지명자의 신원 조사에 재착수한 FBI가 조사 대상으로 삼은 여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이날 중 FBI에 관련 증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딩턴은 성명에서 캐버노가 대학 시절 종종 술에 취해 공격적 행동을 하곤 했다면서 캐버노가 어떤 남성의 얼굴에 맥주를 던져 싸움이 일어나고, 결국 친구 중 한 명이 경찰에 끌려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캐버노 지명자의 과도한 음주 문제는 지난 27일 열린 상원 법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도 여러 의원이 우려를 나타내는 등 쟁점이 된 바 있다.

하지만 캐버노 지명자는 이로 인한 문제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러딩턴은 그러나 성명에서 "만약 캐버노가 그의 과거 행동들에 대해 전국으로 방송되는 TV에서, 그것도 미국 의회 앞에서 선서까지 하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그 거짓말들이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낳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버노가 대학 시절 싸움을 해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뉴헤이븐 경찰로부터 관련 기록을 입수했다면서, 캐버노 지명자가 예일대 재학시절인 1985년 한 바에서 싸움을 벌여 누군가의 얼굴에 얼음을 던졌으며, 이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당시 21살이던 캐버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얼음을 던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피해자는 오른쪽 귀에 피를 흘려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한편 FBI는 캐버노 지명자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미 지난 28일부터 관련 인물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버노 지명자의 인준 과정에서 과거 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잇따르자 민주당이 인준 절차 중단과 FBI 조사를 촉구하고, 백악관이 이에 동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FBI는 캐버노 지명자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여성들의 지인과 캐버노의 학창시절 친구 등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버노 지명자의 고교 시절 친구인 마크 저지의 변호사도 이날 성명에서 저지가 FBI 조사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저지는 캐버노의 성폭행 미수 의혹을 폭로한 크리스틴 포드가 당시 사건 현장에 캐버노와 함께 있었다고 지목한 인물이다.

포드가 캐버노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던 당시 파티 현장에 참석했었다는 르랜드 카이저라는 이름의 여성, 패트릭 P.J. 스미스라는 남성 등도 줄줄이 FBI 조사를 받았다.

이들의 변호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자신의 고객들이 캐버노와는 친분이 없고 알지도 못하며, 당시 파티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한 기억도 없다고 주장했다.

캐버노 지명자의 의회 인준 절차를 일시 중단한 채 이뤄지는 재조사인 만큼 이번 조사는 일단 오는 5일까지 일주일 동안만 진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의 사실 여부가 제대로 밝혀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백악관이 FBI에 수사 가이드라인까지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도 이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이날 '관련자는 제한 없이 누구든 조사하라'는 지침을 FBI에 다시 내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