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놓고 미-캐나다 충돌 격화…트뤼도측 "회담요청 안했다" 부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양자 정상회담 요청을 자신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동시에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폭탄' 가능성을 공개 경고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둘러싼 미국-캐나다 갈등이 더욱 악화할 조짐이다.A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뤼도 총리의 회담 요청을 거절한 사실을 공개하고 "캐나다의 관세가 너무 높고 그(트뤼도 총리)가 달라지려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그에게 '그것(양자회담)은 잊어버려라'고 말했다"면서 "솔직히 우리는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자동차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경고했다.아울러 캐나다의 협상 대표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외교장관을 겨냥해 "우리는 캐나다의 협상 스타일이 매우 불만족스럽다.우리는 그들의 대표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라고 공격했다.멕시코와 먼저 나프타 개정안에 합의한 미국은 9월30일을 시한으로 정하고 캐나다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캐나다를 빼고 멕시코와 양자 무역협정을 할 수도 있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나프타 개정에 합의한 현 멕시코 정부가 오는 11월 교체되기 전까지 개정안에 서명하려면 이달 안에 최종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그러나 트뤼도 총리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캐나다에 올바른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 일할 것"이라며 시한에 구애받지 않을 것임을 공언했다.특히 캐나다 총리실 대변인은 "어떠한 회담도 요청한 적이 없다.그 이상은 노코멘트"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 진실공방 양상까지 벌어졌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대로 미국이 캐나다산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국산 자동차 5대 중 4대를 수출하는 캐나다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캐나다 자동차딜러협회는 미국의 관세가 수십억 달러 상당의 캐나다 자동차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없앨 것으로 추산했다.반면 미국도 자동차 관세를 정말로 부과하면 자동차 소비자 가격 인상과 상대국 보복 관세 등의 부작용에 시달릴 것으로 AP는 예상했다./연합뉴스
금융계 전망 "대미 수출 위축·소비 저조할 것"난항을 겪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개정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이후 캐나다 경제는 부진에 빠져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6일(현지시간) 캐나다 유수 금융기관들 분석에 따르면 나프타 타결 이후 기업 투자와 수출이 위축되고 가계 소비도 저조한 수준으로 둔화해 경제 전반에 파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CBC 방송이 전했다.CIBC캐피털마켓의 로이스 멘데스 수석연구원은 나프타 타결 이후 경제 전망 분석에서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8%로 떨어지는 데 이어 2020년 성장률이 1.3%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이 같은 수치는 캐나다 중앙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 2%보다 부진하며 지난해 성장률 3%와 크게 대비되는 수준이다.멘데스 연구원은 "나프타 타결 이후 캐나다 상품에 대한 미국의 수입 관세 공세와 같은 새로운 역풍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캐나다 내 자본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특히 "기업 투자가 활발하지 못하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수출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곧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한 소비 지출 및 주택 시장 위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몬트리올은행 BMO캐피털마켓의 살 과티에리 수석연구원도 소비 지출 감소와 주택 시장 부진을 예상하면서 내년도 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과티에리 연구원은 2020년 성장률을 1.6%로 다소 높게 보면서 "나프타 타결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어느 정도의 성장은 뒷받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TD은행의 수석연구원은 "나프타 재협상 타결은 우리가 이미 누리고 있는 이득을 지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지 경제에 새롭게 보태지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연합뉴스
고임금 부품 생산비중 대응책 수립 분주…제2공장·R&D센터 설립 힘들듯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개정에 잠정 합의하면서 멕시코에 진출한 기아차가 시름에 빠졌다.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의 역내 부품 사용 비율이 높아진 데다 고임금 근로자가 생산하는 부품 비중 등이 높아지면서 생산비용 상승 요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2일(현지시간) 기아차 멕시코 법인에 따르면 법인 측은 한국 본사와 함께 미국과 멕시코가 나프타 개정 잠정 합의안을 정밀 분석하면서 향후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2016년 9월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생산공장을 준공한 기아차는 올해 연말 기준으로 연간 29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이 중 60%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20%는 멕시코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중남미 등 세계 70여 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미국과 멕시코가 잠정 합의한 나프타 자동차 부문 개정안이 미국에 유리한 내용이 많아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아차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대미 수출 차량의 생산비용이 올라가고 중장기적으로 생산이나 부품 조달 측면에서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서다.아직 최종 서명에 앞서 세부 실무 협상이 남아있지만 큰 틀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어 기아차가 장기적으로 검토한 멕시코 제2공장 건설이나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분석된다.나프타 자동차 부문 개정 초안을 보면 양국은 무관세로 수출하는 자동차의 역내 부품 사용 비율을 기존 62.5%에서 75%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시간당 16달러 이상 받는 근로자가 생산해야 하는 부품 비중도 40∼45%로 규정했다.두 합의안 모두 미국이 자국에 있는 자동차 업체와 부품사가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멕시코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히 주장해온 사안이다.역내 생산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사용 비율도 기존의 30%대에서 70%로 높아졌다.기아차는 현재 현대제철로부터 70%, 멕시코 현지업체로부터 30%를 각각 공급받고 있다.앞으로 철강·알루미늄 공급선을 현지업체로 변경해도 생산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아차가 원하는 수준의 품질이 보장될지는 미지수다.기아차는 내부적으로 역내 부품 사용 비율을 충족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지만, 시간당 16달러 이상 받는 근로자가 생산하는 부품 비중이 낮아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전략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기아차는 본사 차원에서 고임금 근로자 생산 비중 규정을 충족하려고 미국에 있는 현대·기아차 공장과 동반 진출한 한국 부품업체 등이 생산하는 고가의 핵심부품을 수입하는 방안을 비롯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은 또 멕시코산 자동차의 연 수입량이 240만대를 넘을 경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국가안보' 관세를 부과하기로 멕시코와 잠정 합의했다.자동차 부품 수입량이 연 900억 달러를 넘을 경우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작년 기준으로 멕시코 자동차 업계가 180만대를 수출한 상황이라 아직 60만대의 여유 물량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미 수출이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기아차 멕시코 법인 관계자는 "현재 본사의 지휘 아래 협상 내용을 공유하며 협의 중"이라면서 "멕시코 법인 차원이 아닌 본사에서 최선의 대응책을 도출하기 위해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