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중국 금융당국이 가상화폐거래소 운영을 전면 금지하면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갖고 있던 중국인 투자자들은 자국을 대체할 거래 시장으로 당시 규제가 전혀 없던 한국을 골랐다. ‘중국산 비트코인 대란’으로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국 시장을 흔들었던 ‘가상화폐 투자 광풍’은 이렇게 시작됐다.

◆2504만3000원→725만3000원

지난해 상반기 100만~200만원대에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은 9월 두 배가 넘는 500만원대로 급등했다. 카카오 관계사인 두나무가 설립한 거래소 업비트가 10월 영업을 시작한 것도 급등세에 불을 붙인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많은 200여 개의 가상화폐 거래를 지원하면서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 1월7일 2504만3000원(빗썸 기준)까지 치솟았다.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가상화폐까지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나섰다.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각종 규제 논의를 시작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빠르게 하락했다. 최고가를 기록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2월6일 792만5000원까지 내려갔다. 지난달부터는 700만~800만원대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26일 오후 2시 기준 725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1%→6.95%

비트코인 원화 거래 비중은 지난해 9월부터 꾸준히 늘어나 같은 해 12월 21% 수준까지 치솟았다. 일본 엔, 미국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이 높았다. 이 비중이 위축된 기점은 지난 1월이다. 은행들이 상당수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신규 가상계좌 발급을 중단하고, 실명인증을 해야 새 가상계좌를 발급받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가상화폐 거래 시장에 유입되는 신규 자금이 크게 줄어들었다. 원화 거래 비중은 현재 6.95% 수준이다.

◆6조5000억원→6166억원

국내 대표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의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6조5000억원에 달했다. 또 다른 대형 거래소인 업비트 역시 하루에 많게는 10조원 이상의 거래대금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 1월 이후 하루 거래대금은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26일 기준 빗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6166억원이다.

◆60%→1.39%

국내 가상화폐 거래 가격이 해외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되는 현상을 ‘김치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 공급보다 수요가 높아 발생하는 현상이다. 비트코인 투자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지난 1월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60% 수준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고가를 기록한 1월6일 이후 지속적으로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김치프리미엄은 빠르게 줄었다. 2월부터는 국내 가격이 해외 시세보다 싸지는 ‘역(逆)김치프리미엄’ 현상까지 종종 불거졌다. 26일 기준 김치프리미엄은 1.39%에 불과하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