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 위성 천리안 2A호도 준비 완료
독자 발사체·위성 기술 기반 새 지평 열어야
류장수 <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 AP위성 대표 >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을 총괄 지휘한 차세대 소형위성 1호의 중요 임무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임무는 우주폭풍과 별 탄생 연구를 위한 우주탐사다. 이런 우주탐사는 해외 우주 선진국의 전유물이었는데 이제 한국도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두 번째 임무는 국내에서 개발한 인공위성용 핵심 부품의 성능 검증이다. 한국이 위성부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한 부품이 우주공간에서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총 7종의 위성부품을 싣고 가는데 여기에는 AP위성이 설계·제작한 인공위성의 두뇌에 해당하는 표준형 탑재 컴퓨터와 쎄트렉아이가 개발한 고정밀 별추적기 등이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일정은 최근 ‘누리호’로 명명된 한국형 발사체의 시험 발사다. 다음달 말로 예정돼 있다. 100%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총 47.5m 높이의 3단형 우주발사체다. 1단은 추력 75t 엔진 4개를 결합하고 2단은 추력 75t 엔진 1개, 최종 3단은 추력 7t 엔진으로 구성한다. 당연히 1단과 2단에 쓰이는 추력 75t 엔진의 성공적 개발이 누리호 성공의 핵심이 된다. 이번 시험 발사는 추력 75t 엔진을 장착한 누리호의 축소형 우주발사체를 우주공간으로 실제 발사하는 것이다. 75t 엔진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면 2021년으로 예정된 본 발사까지의 큰 고비 중 하나를 넘게 된다.
누리호는 세계 최정상 스페이스X사의 팰컨9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쓰는 세계 정상급 우주발사체가 될 것이다. 우주발사체 개발은 미국과 러시아가 앞서 있으며 프랑스, 영국, 독일 중심의 유럽우주기구와 일본, 중국, 인도, 이스라엘만이 갖고 있는 기술로 인식돼 왔다.
성공적인 누리호 개발의 의미는 대단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우리의 인공위성을 필요한 시기에 남의 도움 없이 발사할 수 있는 우주 주권 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기술강국으로서의 위상도 제고할 수 있다. 북한의 발사체 개발 소식에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국민에게 안도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 주요 일정으로는 오는 12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해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정지궤도 복합위성인 천리안 2A호 발사가 있다. 천리안 2A호는 최종 점검을 마치고 남미 기아나의 쿠루(Kourou) 우주센터로 이동돼 아리안 5호 우주발사체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천리안 2A호 위성은 기상위성이다. 발사 후 기상청이 운영하는데 현재 운영 중인 천리안 1호 위성에 비해 식별능력인 해상도는 4배 높고 전송 자료량은 18배 이상 많다. 이에 따라 태풍 등 기상이변에 대한 조기 탐지와 분석능력 향상으로 더 정확한 예보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 황사, 오존 상태 등 총 52종의 기상 산출물을 신속하게 분석해 제공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차세대 소형위성 1호 발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시험 발사 그리고 천리안 2A호 기상위성 발사가 지금부터 3개월 내에 계획돼 그간 정부와 산학연의 집중적인 노력으로 이룩해온 우리나라 우주개발이 본격적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우주개발에서 앞만 보고 달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우주 선진국들은 한국의 인공위성 기술개발 과정을 매우 인상적으로 보고 있다. 짧은 기간에 거의 모든 기술을 습득하고 있는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주산업의 세계 진출이라는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예산 확보와 중점 정책 추진 등에서 그동안 걸어온 과정을 살펴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