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도 후보가 친중국 대통령 눌러…미국도 평화 선거 '축하'
인도, 몰디브 대선 야당 후보 승리에 "환영"
인도 정부가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몰디브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승리한 점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인도 외교부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몰디브의 세 번째 대통령 선거가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후보의 승리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번 선거는 몰디브 민주주의 세력의 승리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가치와 법규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 미국 등 국제사회는 그간 이번 몰디브 대선이 정상적으로 치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

재선을 노리는 압둘라 야민 대통령이 정적 탄압, 언론 통제 등을 통해 사실상 부정 선거를 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망명 중인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허용과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했지만, 야민 대통령은 들어주지 않았다.

특히 야민 대통령은 인도와 '앙숙'인 중국에 크게 의존해왔다는 점에서 인도의 신경을 자극해왔다.

솔리 후보는 야민 대통령과 반대로 인도와 미국에 더 우호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인도는 '이웃 국가 최우선' 정책을 유지하면서 몰디브와 관계 발전을 위해 밀접하게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 등이 몰디브 선거관리위원회의 비공식 집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솔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58.3%를 득표해 야민 대통령에 완승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야민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나 선거결과 무효 선언 후 재선거 강행 등 '편법'을 동원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야민 대통령은 선거결과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고, 몰디브 선거관리위원회도 공식 개표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에 솔리 후보는 야민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 외교부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몰디브 선거관리위원회가 최대한 빨리 선거결과를 공식적으로 확정해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이번 선거가 큰 잡음 없이 평화롭게 치러진 점에 대해 축하한다는 요지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직 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몰디브 언론과 비정부기구(NGO)의 보도를 통해 야권 연합 후보가 평화로운 선거 끝에 승리를 확보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어 몰디브 정치권을 향해 "선거결과에 따라 국민의 뜻을 존중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야민 대통령에게 조용하게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그간 몰디브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야민 정부에 경고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