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 11시10분께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 서명식이 예정됐다”며 “우리 측은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북측은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임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이어 윤 수석은 “두 정상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합의문에 서명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며 “정확한 시간은 예정돼 있지만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평양공동취재단/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남북한 정상회담을 위해 18일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생중계로 시청한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은 “1년 전만 해도 핵 전쟁을 걱정했는데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야당은 “실질적인 비핵화 없이는 방북단 200명의 평양 유람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홍영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당직자는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 모여 문 대통령의 방북 장면을 함께 시청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높고 많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염원하고 있다”며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비핵화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등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이번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루쉰의 말을 인용하면서 “원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많은 사람이 걸어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며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이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한정애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포옹하고 북한 측 환영단으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는 것을 보고 “소름이 끼친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태년 정책위 의장은 “남북 정상의 만남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매우 다정한 이웃을 만나듯이 자연스럽다”며 “이번 평양 회담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서 큰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 지도부도 이날 국회에서 평양 만남을 TV 생중계로 지켜봤다. 두 보수 야당은 “구체적인 비핵화 계획에 합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전용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하자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통해 한반도의 진정한 비핵화를 앞당기고, (비핵화를) 언제까지 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와 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남북 정상의 만남을 TV로 지켜보면서 “비핵화를 구체화한 계획에 합의하고, 북핵 시설 검증 리스트가 제시돼야 한다”며 “(정상회담 결과를)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긍정적으로 보고,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비핵화 매듭을 풀지 못하면 방북단의 평양 유람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공항-련못동-영생탑-려명거리-금수산태양궁전-백화원영빈관3대혁명전시관 앞서 내린 문대통령-김정은 함께 무개차 올라한복입은 北여성, 문대통령에 꽃다발…평양시민들 '조국통일' 외쳐북한은 18일 평양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환영하기 위해 시민 10만명을 동원하고 카퍼레이드까지 했다.문 대통령은 당초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숙 여사와 리무진에 올랐으나 평양 시내 중심지로 들어가는 입구인 서성구역 버드나무거리의 련못동부터 김정은 위원장과 무개차에 동승해 평양시민의 연도 환영을 받았다.이날 문 대통령에 대한 연도 환영은 순안공항-련못동-전승동 영생탑-려명거리-금수산태양궁전-백화원영빈관까지 수 킬로미터에 달했다.문 대통령 부부가 탄 첫 차량과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탄 두번째 차량이 3대혁명전시관이 가까운 련못동에서 멈춰 서자 흰색 한복을 입은 젊은 여성이 문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다시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를 넘겨받았다.두 정상은 한동안 걸어가면서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고 이어 무개차에 동승했다.남북정상, 백화원 이동 중 평양시내서 카퍼레이드 / 연합뉴스 (Yonhapnews)정장과 한복 차림의 평양 시민들은 도로 앙옆에 늘어서 조화와 인공기·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을 외쳤다.청와대는 이날 환영에 나온 시민 수가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21대의 오토바이 호위를 받으며 무개차에 오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평양 시민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문 대통령은 계속 손을 높이 흔들며 좌우에 늘어선 환영 인파 얼굴 하나하나 살피는 모습이었고, 김 위원장은 가끔 손을 내리기도 했다.퍼레이드 도중 두 정상은 종종 대화를 나눴다.무개차의 운전은 북측 호위당국이 맡았고, 운전석 옆 선임탑승자 자리에는 주영훈 경호처장이 앉았다.경호처의 한 관계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와 직결된 문제인데도 북측 호위당국의 배려로 우리측 경호책임자가 선탑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두 정상 도착에 앞서 연도에서 기다리다가 문 대통령이 받은 화환을 챙기는 등 직접 의전활동을 했다.남북 정상은 이어 영생탑과 지하철역인 전우역 등이 있는 룡흥사거리쪽에서 려명거리로 방향을 틀었다.려명거리는 김정은 체제 들어 2016년 새롭게 화려하게 조성됐으며 입구에는 북한 유일의 인문이공계인 김일성종합대학의 교직원 전용 고층 아파트들에 이어 김일성종합대학 청사들이 자리했다.이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이 있는데, 이곳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 집무실 및 저택이었고, 이 때문에 려명거리 조성 이전에는 김 주석을 찬양하는 '금성거리'로 불리기도 했다.려명거리를 지나면 울창한 수림 속에 문 대통령이 방북기간 묵게 될 백화원영빈관이 자리하고 있다.두 정상은 환영인파가 없는 려명거리의 거의 끝나는 지점부터는 무개차에 앉아 담소를 나누면서 백화원영빈관까지 들어왔다.백화원영빈관은 북한을 찾는 국가수반급 외빈 숙소로 사용되는 곳으로 2000년과 2007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모두 이곳에서 묵었다.문 대통령의 이런 이동 경로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도 환영 거리와 비교하면 거리가 짧다.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버드나무거리에서 평양 만수대거리 등 도심까지 두루 돌아 숙소로 향했으나 이번 문 대통령의 경우 평양 도심 무개차 퍼레이드를 생략했다.평양 도심을 다 거치기에는 거리와 시간이 제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북한에서 무개차 연도 환영은 외국의 국가수반 급 중에서도 국빈급인 경우 행해진다.북한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방북 때 60만 평양시민을 동원해 연도 환영행사를 치렀다.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순안공항에서 직접 김 대통령과 함께 리무진에 올라 숙소인 백화원영빈관까지 갔다.당시 북한은 김대중 대통령에 무개차 퍼레이드를 준비했으나 남측이 경호를 이유로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김정일 위원장은 당시 김 전 대통령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원래는 무개차를 이용토록 하려 했는데 남측이 반대해 이용하지 못하게 돼 아쉽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그러나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무개차에 올라 환영을 받았다.북한은 김일성 주석 집권 시기 방북한 외국 대통령을 연도에서 환영하는 행사를 자주 가졌다.그러나 김정일 집권 시기 무개차 퍼레이드는 2001년 9월 방북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경우가 유일할 정도다.북한이 문 대통령과 앞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등 남측 대통령을 특별하고 최선을 다해 예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