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전면전이 '블랙스완' 부른다" vs "신흥국 위기 과장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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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논란 확산
커지는 9월 위기론
소로스 "큰 위기 향해 간다"
라가르드 "中 이웃국도 위험"
실러 "美 증시 곧 나빠질 것"
만만찮은 낙관론
파월 "美 경제 완벽에 가까워"
다이먼 "승리 기념해도 좋다"
르미에르 "亞 위기조짐 없어"
커지는 9월 위기론
소로스 "큰 위기 향해 간다"
라가르드 "中 이웃국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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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찮은 낙관론
파월 "美 경제 완벽에 가까워"
다이먼 "승리 기념해도 좋다"
르미에르 "亞 위기조짐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하고 중국도 보복관세로 맞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세계 경제의 최대 악재로 지목되는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으로 확대되면서 ‘금융위기 10년 주기설’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금융위기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이달 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금융위기 발발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설사 이 고비를 넘기더라도 중국의 부채 위기와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경과 조치 없는 EU 탈퇴)’ 등 다른 악재가 겹겹이 대기 중이어서 한시도 안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부분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기둥인 미국이 흔들리지 않는 한 신흥국 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며 금융위기 발발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금융위기론은 경제 체력이 약한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일부 신흥국 위기를 과대 평가한 것이란 반론이다. ◆커지는 ‘금융위기 10년 주기설’
월가에선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지금이 위기에 가장 가깝게 근접했다는 주장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른바 ‘블랙스완(상상 못한 극단적 위기) 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S&P500 SKEW지수가 150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SKEW지수는 콜옵션과 풋옵션의 차이를 지수화한 투자심리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주가 하락에 베팅한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는 신흥국 자금 이탈이 본격화한 지난 5월부터 “(이탈리아 재정위기 등 세계 경제에) 해결되지 않은 악재가 산재해 있어 또 다른 거대한 금융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중국 부채 문제 등 숨은 악재로 신흥국 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예기치 않게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 역시 “10년 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세계를 휩쓸었음에도 각국 정부는 근본적인 금융시스템 문제 해결을 미뤘다”며 작은 충격이 큰 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신흥국 위기가 전염되는 징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위기는 속성상 빠르게 변할 수 있다”며 “무역전쟁은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줘 이웃 국가까지 취약하게 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도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 증시에 좋지 않은 때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증시 주가가 평균에 비해 두 배가량 고평가돼 있는 시점에서 통상전쟁 쇼크가 가해지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신흥국발 위기설은 과장”
미국 정부와 주요 금융회사들은 금융위기론을 일축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미국 경제는 강력하며 거의 완벽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Fed가 오는 25~26일 회의에서 연 1.75~2.0%인 기준금리를 또 한 번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Fed가 신흥국 위기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요 금융회사들 역시 금융위기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미국의) 은행은 아주 건강하다”며 “리먼 사태가 오늘날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당국은 승리를 기념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언젠가 경기후퇴가 일어나겠지만 은행 시스템이 아니라 다른 요인 때문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부 금융회사는 신흥국 경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장 르미에르 BNP파리바 회장은 “터키가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며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나라가 어렵지만 신흥국 시장 전반이 위기에 직면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어떤 위기 조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금융위기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이달 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금융위기 발발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설사 이 고비를 넘기더라도 중국의 부채 위기와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경과 조치 없는 EU 탈퇴)’ 등 다른 악재가 겹겹이 대기 중이어서 한시도 안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부분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기둥인 미국이 흔들리지 않는 한 신흥국 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며 금융위기 발발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금융위기론은 경제 체력이 약한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일부 신흥국 위기를 과대 평가한 것이란 반론이다. ◆커지는 ‘금융위기 10년 주기설’
월가에선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지금이 위기에 가장 가깝게 근접했다는 주장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른바 ‘블랙스완(상상 못한 극단적 위기) 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S&P500 SKEW지수가 150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SKEW지수는 콜옵션과 풋옵션의 차이를 지수화한 투자심리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주가 하락에 베팅한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는 신흥국 자금 이탈이 본격화한 지난 5월부터 “(이탈리아 재정위기 등 세계 경제에) 해결되지 않은 악재가 산재해 있어 또 다른 거대한 금융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중국 부채 문제 등 숨은 악재로 신흥국 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예기치 않게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 역시 “10년 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세계를 휩쓸었음에도 각국 정부는 근본적인 금융시스템 문제 해결을 미뤘다”며 작은 충격이 큰 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신흥국 위기가 전염되는 징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위기는 속성상 빠르게 변할 수 있다”며 “무역전쟁은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줘 이웃 국가까지 취약하게 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도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 증시에 좋지 않은 때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증시 주가가 평균에 비해 두 배가량 고평가돼 있는 시점에서 통상전쟁 쇼크가 가해지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신흥국발 위기설은 과장”
미국 정부와 주요 금융회사들은 금융위기론을 일축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미국 경제는 강력하며 거의 완벽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Fed가 오는 25~26일 회의에서 연 1.75~2.0%인 기준금리를 또 한 번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Fed가 신흥국 위기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요 금융회사들 역시 금융위기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미국의) 은행은 아주 건강하다”며 “리먼 사태가 오늘날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당국은 승리를 기념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언젠가 경기후퇴가 일어나겠지만 은행 시스템이 아니라 다른 요인 때문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부 금융회사는 신흥국 경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장 르미에르 BNP파리바 회장은 “터키가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며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나라가 어렵지만 신흥국 시장 전반이 위기에 직면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어떤 위기 조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