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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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5세대(5G) 이동통신장비에 대한 '보이콧'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5G 장비 공급 우선 협상대상자에 화웨이를 제외한 가운데, KTLG유플러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장기간 다각적 검토 끝에 5G 장비 공급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했다"며 "5G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3사를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5G 주도권 경쟁 상황에서 장비 공급 3사가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5G 장비 우선 협상 대상자에 화웨이를 배제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우선 호환성 문제다. 5G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는 LTE망을 함께 써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LTE 장비를 공급했던 제조사의 제품을 선택하는게 유리하다. SK텔레콤은 LTE망 구축 당시 삼성전자(수도권), 에릭슨(경상), 노키아(전라) 장비를 도입했다.

화웨이에 대한 국민적 여론도 무시하지 못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전 세계적인 화웨이 보이콧도 이러한 추측에 힘을 싣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인도 통신부는 화웨이와 ZTE를 5G 네트워크 시범 테스트 파트너 기업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시스코와 인도 통신 회사만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과 호주는 화웨이 장비에 대한 사용 중단을 권고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2012년부터 화웨이·ZTE의 통신 장비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호주 또한 화웨이·ZTE 통신 장비 공급을 금지했다. 화웨이가 통신장비에 백도어를 설치하고 자국 통신 시스템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KT와 LG유플러스는 5G 장비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KT는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호환성 문제를 비롯해 국민적 여론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란 해석이다. 황창규 KT 회장 또한 화웨이 장비 사용 여부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KT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5G 장비 공급 업체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영수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해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5G 장비를 화웨이로 결정했다"며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호환성에서도 SK텔레콤과 KT에 비해 자유롭다. LG유플러스는 LTE망 구축 당시 수도권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했다. 10월 안에 5G 망구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KT와 LG유플러스의 5G 장비 업체 선택은 이달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화웨이가 전 세계 통신장비 점유율이 1위라는 점이나, 가장 앞선 5G 네트워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은 국내 이동통신사가 화웨이를 선택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딜레마'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5G 네트워크의 핵심인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Massive MIMO)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통신 시장이 TDD(시분할 이동통신 방식으로 5G에서 사용되는 기술)로 구축돼 이른 기술 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의 5G 장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기술력 또한 앞서있다는 점 등을 폭 넓게 고려해본다면 이동통신사 입장으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