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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과거 탓' 아닌 미래 담론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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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1호는 ‘적폐청산’이다. 현 정권은 잔여 임기를 1년가량 남겨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출범했다. 소위 ‘촛불 혁명’의 완성과 정권의 정당성 유지를 위해서도 과거 정부에 대한 부정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역대 다른 정권들 역시 이런저런 명분을 내세워 전 정권과의 차별화에 공을 들였고, 정도 차이는 있지만 ‘청산 작업’도 했다.

    문제는 그 정도다. 여당 지도부가 교체되고 2기 내각이 출범한 직후 열린 이달 초 당·정·청 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시대적 소명은 분명하다. 지속적인 적폐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후 적잖은 시간이 흘렀지만 최우선 국정과제는 여전히 ‘적폐청산’이다. 1년4개월 전 정권 출범 당시에서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 나쁜 것’은 모두 이전 정부 탓으로 돌리는 정부 여당 관계자들의 태도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성장잠재력이 낮아져 지금 일자리 쇼크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고 박영선 의원은 부동산 폭등을 이명박·박근혜 정부 탓으로 돌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역시 “이전 정부에서의 저성장 저고용으로 경제가 활력을 잃었다”는 발언을 했다.

    ‘과거 들추기’와 ‘남탓 하기’는 위기감의 발로일 수도 있다. 소득주도 성장, 부동산 규제, 대북 정책 등이 갖가지 부작용과 비판 여론에 직면해 있다. 성과가 없으니 초조해지고 지지율까지 하락하니 더욱 방어적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는 생각에 어떤 잘못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하다. 여권 결집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타령’과 ‘남탓’ 집착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뿐이다. 감옥에서 반론조차 펼 수 없는 두 전직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당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바라보는 국민들을 불편하게 한다. 이제는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런 정부가 돼야 하지 않겠는가. 그게 국정 자신감도 높이고 지지율도 다시 끌어올리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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