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사진)이 “세계 최초로 인터넷TV(IPTV)를 통한 가상현실(VR)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시점은 내년 3월께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IPTV에 VR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와 가정용 VR 헤드셋을 준비 중”이라며 “헤드셋은 중국, 대만 업체들과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이르면 내달 IPTV VR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황 회장은 “VR은 5G를 가장 실감할 수 있게 해 주는 콘텐츠”라며 “VR 헤드셋이 과거에 비해 훨씬 가벼워졌고, 화면은 풀HD(초고화질) 수준까지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KT는 5G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황 회장은 “국내 주요 대도시에서 먼저 5G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상용화 시점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MWC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로 내년 2월 말 스페인에서 열린다.

5G 서비스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0기가비트(Gbps)에 이른다. 4세대 이동통신(LTE) 대비 20배 이상 빠르다. 황 회장은 “자율주행차 등은 엄청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5G 통신이 필수적”이라며 “미국 테슬라와 독일의 벤츠 아우디 등 자동차 전문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5G 상용화 뒤 기업 간 거래(B2B), 기업·정부 간 거래(B2G) 분야에서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5G 미디어, 5G 클라우드 등을 대표적 사업 분야로 꼽고 있다. 블록체인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다. 에너지·금융·유통 서비스 등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보안을 강화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이날 LA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이동통신 전시회 ‘MWC 아메리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버라이즌 AT&T 티모바일 스프린트 등 북미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KT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14일까지 열린다. 홀로그램을 이용한 원격 진료 서비스, 혼합현실(MR) 기기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등 미래 5G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로스앤젤레스=안정락 특파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