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를 목적으로 해외로 재산을 빼돌린 대기업 회장과 연예기획사 대표 등 93명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12일 자산가들이 카리브해 연안의 조세회피처 등을 이용해 역외탈세를 한 혐의를 잡고 법인 65곳과 개인 28명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대·중견기업 사주뿐만 아니라 의사 교수 연예인 펀드매니저 등도 포함됐다. 자금 출처가 불분명할 경우 검찰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과 공조하기로 했다.

역외탈세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이다. 단순히 재산을 은닉하려는 목적에서 자금 세탁 및 재투자를 염두에 두는 사례가 늘었고 로펌·회계법인 등 전문가 조력을 받는 경우도 많아졌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정당한 세 부담 없이 해외에 소득이나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는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이 적발한 역외탈세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작년 국세청이 찾아낸 해외탈세는 233건으로, 추징액만 1조3192억원에 달했다. 2012년과 비교하면 적발 건수는 31건, 추징세액은 4900억원가량 증가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