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범 비브로스 대표가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유 기자
송용범 비브로스 대표가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유 기자
"병의원 예약·접수부터 진료비 결제까지 우리 앱(응용프로그램) '똑닥'으로 가능하게 할 계획입니다. 카카오택시가 택시 문화를 바꿨듯 똑닥이 의료 문화를 바꿀 겁니다."

2013년 헬스케어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 비브로스를 세운 송용범 대표(사진)는 "우리의 목표는 5000만이 사용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모바일 접수 서비스를 출시한 뒤 모바일 처방전 서비스, 모바일 대기현황판 서비스, 모바일 예약 서비스, 약국 찾기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큰 꿈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비브로스의 강점은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가는 사업 파트너들이다. 송 대표는 2015년부터 전자의무기록(EMR) 프로그램 기업, 유전체 분석 업체, 보험사, 제약사 등과 협력을 모색했다. 국내 EMR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유비케어와 비트컴퓨터로부터 2016년 지분 투자를 받아 EMR과 연동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랩지노믹스, 한화손해보험, 카카오, 보령제약 등과 전략적 투자 협력 관계를 맺고 사업을 넓힐 잠재력도 확보했다.

송 대표는 "2015년 똑닥을 공개했지만 다른 앱과 전혀 차별성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며 "헬스케어 문화 전반을 바꾸겠다는 구상 아래 우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업체 관계자와 만나기 위해 무작정 부딪쳤다"고 했다.

그가 가장 먼저 초점을 맞춘 것은 병의원 예약·접수다. 보통 환자가 병의원에 가서 직접 접수하면 30분 대기하고 3분 진료 받는 경우가 많다.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셈이다. 또 다른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있어 전염 위험이 높다. 송 대표는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접수하고 언제 자기 차례가 오는지 확인할 수 있으면 불편함을 없앨 수 있다"고 했다. 의료진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일일이 환자를 응대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에 집중하기 힘들다.

지난해 4월 모바일 접수 서비스를 출시한 뒤 올해 3월 모바일 대기현황판 서비스를 선보였다. 앱에서 병의원을 찾은 뒤 접수하면 카카오톡으로 대기현황을 알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병의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46곳에서 올 2분기 7138곳으로 늘었다. 예약·접수 건수는 같은 기간에 414건에서 40만7609건으로 1000배 이상 많아졌다.

송 대표는 "서비스를 처음 이용한 뒤 똑닥을 재사용하는 사람이 전체의 75%가 넘는다"며 "똑닥이 편리해 애용하는 진성고객이 많다는 증거"라고 했다. 비브로스는 올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병의원을 1만 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전체 1차 의원 수는 약 3만 곳이다. 예약·접수 건수는 올해 200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비브로스는 이번 달부터 이용자가 모바일 예약·접수 서비스에 가입한 병의원을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로 등록하면 예약·접수, 대기현황판을 카카오톡 인터페이스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추후 카카오톡 더보기 메뉴에 '병원 가기' 항목을 추가해 사용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비브로스는 간편한 병의원 예약·접수 너머를 보고 있다. 진료비 결제, 실손보험 청구, 모바일 처방전 등 진료 외에 모든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최종 목표다. 송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 진료비 결제 서비스인 '똑닥 페이'를 출시하는 등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며 "우리가 중심이 돼 3년 안에 사람들이 병의원을 갈 때 스마트폰을 켜는 새로운 의료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면 빅데이터를 모아 광고, 영업, 임상시험 모집 등 다양한 사업으로 보폭을 넓힐 수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52억원이다. 2년 뒤 코스닥에 상장하는 게 목표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