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아닌 항공사에서 받았어요"
"갑자기 땅 흔들리고 정전
끔찍했지만 무사귀환 기뻐요"
이틀 전인 6일 오전 3시께 삿포로 인근에서 규모 6.7 지진이 일어났다. 대규모 정전에 단수까지 발생하자 호텔들까지 문을 닫으면서 대다수 여행객들이 갈 곳을 잃었다. 여기에 삿포로 치토세 국제공항이 폐쇄돼 한국인 여행객 4000여 명은 꼼짝없이 발이 묶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일본여행정보 카페 등에는 “예약해둔 호텔에서 쫓겨났다” “기차역에서 노숙하고 있다”는 등 글이 속속 올라왔다.
치토세 공항에서는 8일 오전부터 외교부에서 급파한 직원 두 명과 삿포로대한민국총영사관 직원들이 헬프 데스크를 마련해 한국인 여행객에게 물과 담요 등을 나눠줬다. 영사관에서는 삿포로 시내와 공항 근처인 치토세 시내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해 오갈 데 없는 여행객들이 쉴 수 있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행객을 수용하기에는 대피소가 너무나 협소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피소 총 수용 인원이 500명 정도로, 삿포로에 체류 중이던 한국인 관광객 4000여 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 한 여행객은 “영사관에서 대피소라고 안내한 ‘와쿠와쿠 홀리데이홀’과 ‘오도리고등학교’로 가봤지만 자리가 없어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사관에 방문해 도움을 받으라는 긴급문자를 정부가 아니라 각 항공사에서 개별 통지한 것도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다. 이날 귀국한 한 여행객은 “항공사에서 영사관 주소와 찾아가는 길을 문자로 보내와 영사관에 직접 찾아간 뒤 도움받을 수 있었다”며 “외교부에서 공지사항을 보내주진 않았다”고 얘기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한국인 1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