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부 홋카이도에서 6일 새벽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다. 현지 화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도내 전역의 295만 가구에 전기가 끊겼고 산사태와 건물 붕괴로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났다. 삿포로 증권거래소는 오전 주식 거래를 중단했다. 홋카이도 아쓰마초(町·마을)의 주택들이 산사태로 흘러내린 나무와 흙더미에 파묻혀 있다.
지난 4일 간사이(關西) 지역을 강타한 태풍에 큰 피해를 입은 일본에 이번엔 강진이 덮쳤다. 북부 홋카이도(北海道)에 6일 새벽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커지고 있다. 홋카이도 내 화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도 전역에서 295만 가구가 정전됐다. 공장 가동 및 물류에 차질을 빚는 기업도 늘고 있다.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8분께 홋카이도 남부 아비라초에서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약 40㎞가량으로 규모 6 이상 지진이 홋카이도에서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홋카이도에서까지 강진이 발생하면서 일본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가량은 규모 6 정도의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이번 지진으로 도청 소재지인 삿포로시를 비롯한 도내 전체가 정전되면서 암흑으로 변했다. 핵심 발전시설인 도마토아쓰마화력발전소(165만㎾급) 가동이 긴급 정지된 데 따른 것으로 도마리무라에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지진 발생 이전부터 정지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홋카이도 내 주요 도로도 끊기거나 함몰됐다. 홋카이도 내 신칸센과 신치토세 공항의 항공기 운항도 멈췄다. 삿포로 증권거래소도 이날 오전 주식 거래를 중단했다.산업시설 피해도 적지 않았다. 도마코마이시에 있는 도요타자동차의 부품공장은 정전 사태로 이날 오전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무로란시에 밀집해 있는 석유화학 관련 시설들에서도 다수의 화재가 발생했다.한편 지난 4일 상륙한 태풍 ‘제비’의 영향으로 활주로 등이 침수된 간사이 국제공항은 항공기 운항을 부분 재개하는 데만 1주일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일본에선 올 들어 6월 오사카 지역에 규모 6.1의 강진이 발생했고, 7월엔 히로시마현과 에히메현 등에서 폭우로 200명 넘게 사망하는 등 대규모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있다.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자고 있는데 갑자기 붕 하고 떠올랐다… 처음 겪은 강진이었다""깜짝 놀라 집 밖으로 나와보니 멀쩡하던 옆집이 도로쪽으로 사라졌다." 6일 오전 3시 8분께 규모 6.7의 강진이 강타한 일본 아쓰마초(厚眞町)에 사는 남성(89)은 요미우리신문에 지진 발생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그는 "자고 있는데 덜컹덜컹 하면서 갑자기 집이 위아래로 흔들려서 깜짝 놀랐다"며 "밖으로 나왔더니 어젯밤까지 멀쩡하던 옆집이 산사태로 집 앞 도로까지 밀려나 있었다"며 몸서리를 쳤다.그는 "우리 집은 산사태 피해가 없었지만 집 안은 엉망진창이 돼 있었다"며 "태어나서 계속 이곳에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같은 아쓰미초에 사는 여성(25·아비라초사무소 직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자고 있는데 갑자기 위로 붕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러더니 진동이 점점 심해졌다"고 말했다.주민회관에서 근무하는 그는 "주민회관으로 가는 도중 도로는 함몰됐고, 주변 밭은 쩍쩍 갈라져 있었다"며 "정전으로 TV 뉴스도 볼 수 없어 피해 상황도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아쓰마초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진도 7의 흔들림이 관측됐다.진도 7은 10단계로 구분된 일본의 지진 규모 가운데 가장 충격이 큰 것이다.내구성 낮은 목조건물은 물론 철근 콘크리트 건물도 다수 파손되는 수준이다.이는 49명이 숨지고 1명이 행방불명됐던 2016년 4월 일본 구마모토(熊本) 강진의 최대 진도와 같다.진도 6강(强)이 관측된 인근 아비라초(安平町) 공무원(46)은 "처음 느끼는 큰 진동으로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며 "찬장에 있는 식기가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고 책장도 넘어졌다"고 말했다.그는 "창문 유리도 박살 나면서 집 안이 한순간 엉망진창이 됐다"고 부언했다.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상황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늘고 있다.NHK는 이날 오후 4시 시점에서 사망 8명, 행방불명 33명, 부상 140여명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연합뉴스
외교부는 6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를 강타한 지진으로 한국인 여행객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본부와 관할 공관인 주삿포로 총영사관은 재외국민보호대책반과 현장상황반을 각각 구성해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파악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접수된 국민 인명 피해는 현지 여행객 경상자 1명"이라고 밝혔다.부상자는 지진으로 벽에 부딪혀 치아에 금이 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주삿포로 총영사관은 일본 당국과 협의해 현재 시내 오도리고등학교와 와꾸와꾸홀리데이홀(옛 사포르시민홀)에 임시 체류소 2곳을 확보, 현지에 머무는 한국인 여행객에게 안내하고 있다.외교부는 또 현지 체류하거나 방문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안전유의 로밍 문자를 발송하고,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