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치 크게 웃돌아
기업 무역전쟁 자신감 커져
하반기 활황 지속 기대 확산
일부 경기 과열 우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1.3으로 전월 58.1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04년 5월(61.4) 이후 14년여 만의 최고치다.
제조업 PMI는 금속, 기계, 식품, 전자제품 등 모든 제조업종 기업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 생산·출하, 재고뿐만 아니라 고용 현황까지 조사해 수치화한 지표다. ISM 제조업지수로도 불리는 이 지표는 제조업체의 구매담당자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보여준다. 제조업이 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지만, 가장 신뢰할 만한 경기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미국 제조업체들은 지난달 신규 주문과 생산, 고용에서 모두 활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주문지수는 65.1로 7월 60.2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고 생산지수 역시 58.5에서 63.3으로 수직 상승했다. 보통 8월은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는 시기인 데다 무역전쟁 여파도 있을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과 다른 결과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종합해 제조업지수가 7월보다 하락한 57.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경기 확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무역전쟁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고 있다. ISM의 설문 결과 금속가공업체 관계자는 “내년도 원자재 공급 계약을 앞두고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는 게 어렵지만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조사 결과를 올 하반기까지 경제가 활황을 지속할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경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부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8월 수출주문지수는 55.2로 전월 55.3보다 하락했고 수입지수도 전월 54.7에서 53.9로 떨어져 작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마켓워치는 이날 “미국 실업률이 앞으로 3.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7일 발표되는 8월 실업률은 49년 만에 최저인 3.7%로 예상되고 이후에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7월 미국 실업률은 3.9%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