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가 최근 미국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는 계획을 중단했다.

중국 관영 영자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3일 상하이 사회과학연구원 산하 인터넷리서치센터 리이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미·중 무역 마찰로 ‘중국 위협론’이 확산되면서 미국 기업들이 자사의 데이터가 중국 기업에 저장되는 것을 더욱 꺼릴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만큼 미국에서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 급성장을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알리바바도 미국에서 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세계 3위로 올라선 알리바바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이 질주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경쟁력과 글로벌 점유율을 높여간다. 클라우드 기술 수준은 유럽과 일본을 추월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자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알리바바는 2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61% 늘어난 122억2900만달러(약 12조6404억원)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었다. 클라우드 사업 분야의 매출이 7억1000만달러(약 7886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93% 증가한 덕분이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은 세계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5년(인프라 서비스형 공공 클라우드 시장 기준) 경쟁사인 미국의 구글, IBM등을 앞질렀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5년 1.8%에서 지난해 4.6%로 높아졌다. 1위와 2위는 미국 아마존(51.8%)과 마이크로소프트(13.3%)였다.

전자상거래가 본업인 알리바바도 아마존처럼 한번에 몰리는 수많은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다.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클라우드 사업이 커졌고, 클라우드 기술도 발전했다.

알리바바에 자극받아 바이두와 텐센트 등 다른 중국 인터넷 기업들도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방위 지원

이 같은 중국 클라우드산업의 급속한 발전은 중국 정부가 주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국무원은 2010년 ‘전략적 신흥사업 육성 촉진 및 발전에 대한 결정’을 통해 클라우드를 중점 산업으로 선정했다. 베이징, 상하이 등 5개 도시에서 클라우드 시범사업을 추진했고 매년 1000억원 이상 투입했다.

가장 큰 지원 정책은 2015년 내놓은 ‘클라우드 컴퓨팅 혁신 발전과 정보산업 신업태 육성 촉진에 관한 의견’이다. 2020년까지 중국에서 세계적인 클라우드업체가 나오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조금 지원, 세제 혜택, 기술 지원, 공공 클라우드 민간 개방 등 관련 정책이 총동원됐다.

2016년에는 ‘제조원 및 인터넷 융합 발전 심화에 관한 지도 의견’을 발표해 올해까지 주요 국가 사업에 클라우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영 KAIST 전기·전자공학부 명예교수는 “중국 정부는 매년 세계 곳곳의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인력 확보와 기술 이전을 부탁하는 등 자국 산업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력은 세계 2위

중국의 클라우드 기술 수준도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2017년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수준 조사’ 보고서에서 확인된다. 미국의 클라우드 기술력을 100으로 기준 삼았을 때 중국의 클라우드 사업화 기술력은 86.8에 달했다. 1년 전 76.7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라 유럽(85.0)과 일본(81.3)을 추월했다. 한국의 기술 수준은 73.4에 그쳤다. 이 보고서는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의 클라우드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리바바는 2016년 열린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성능 경진대회인 ‘클라우드 소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1테라바이트(TB)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든 비용이 1.44달러로 1위 업체인 아마존(4.51달러)보다 쌌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겨루는 대회인 ‘소트 벤치마크’에서는 100TB를 377초 만에 처리해 우승하기도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