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에 배당수익률 '껑충'
국고채 금리 하락도 매력 높여
삼성전자·SK하이닉스·SK 등
배당 증가 기대 종목 관심
배당주는 올 들어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6.4% 하락하는 동안 코스피 고배당50지수는 10.9%, 코스피 배당성장50지수는 13.4% 떨어졌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금리가 따라 오른 탓이다. 작년 9월만 해도 연 1.7%였던 3년 만기 한국 국고채 금리는 지난 3월 연 2.3%까지 뛰어올랐다. 3년 만기 국고채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안전한 투자자산인데, 수익률마저 상장사 배당수익률을 웃돌면서 투자자들이 굳이 배당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을 필요를 못 느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갇힐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배당주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으로 코스피200 12개월 선행 배당수익률이 2.5%까지 높아졌다”며 “반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9%대로 하락해 배당주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코스피지수가 지난해처럼 크게 오르기 힘들고,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과 기업의 주주친화 정책 강화로 배당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배당수익률과 비교되는 시장 금리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명간 미리에셋대우 연구원은 “수출을 제외한 국내 경제지표가 부진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 고배당주 주목
주식 투자 수익률은 배당수익률과 주가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 수익률로 나뉜다. 배당주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것이 장점이지만,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선 주가 상승률도 다른 종목보다 높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매년 배당을 하기 위해선 실적이 꾸준해야 할 뿐 아니라 재무구조도 탄탄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로 보면 배당주에 투자한 펀드 수익률이 가장 높다”며 “배당주가 많이 떨어진 지금이 배당주 투자 적기”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고배당주가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각각 4.8%, 5.4%로 높은 편이고, 순이익도 전년 대비 24.7%, 15.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순이익이 9.1% 늘면서 배당수익률이 5.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아이마켓코리아(예상 배당수익률 5.0%) KT(3.5%), DGB금융지주(3.4%), 현대자동차(3.2%) 등도 순이익 증가와 고배당이 예상되는 종목이다.
지금은 배당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앞으로 배당이 늘어날 종목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유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현금배당액은 약 31조원으로 지난해 25조원보다 2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순이익에 비해 배당 비중이 작은 기업도 눈여겨보면 좋다”고 했다. 순이익 증가율에 비해 배당 증가율이 낮은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 CJ제일제당, 메디톡스, 대림산업 등이다.
임근호/강영연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