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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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 후 위안화 절상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빈손으로 끝난 줄 알았던 미중 무역협상의 불씨가 살아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60포인트(0.37%) 오른 2307.90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상승 중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환율을 달러당 6.8052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27일 고시환율 달러당 6.8508위안에 비해 달러 대비 위안 가치가 0.67% 상승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한국 증시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으로 자금이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따라 코스피의 단기 반등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 결정에 '경기대응요소'를 다시 도입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위안화 가치평가 시 다른 통화들의 움직임을 감안할 뿐 아니라 당국의 판단에 의한 조정도 가능케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5월26일 이 조치를 최초로 도입해 위안화 가치를 6% 이상 끌어올렸다. 때문에 이번 조치 역시 중국이 미국의 무역 압박 대응책으로 위안화 절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중국이 발표한 은행업 완전 개방 방침 역시 위안화 가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이는 동시에 은행업에 대한 외국자본 지분 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미국이 지난 5월 중국에 요구한 미국의 중국 투자제한 금지 및 투명성 보장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관련해 지난 22~23일 있었던 차관급 회담의 결과를 놓고 미국 언론들은 '의미 없었던 회담'이라고 평가했지만 중국 상무부는 미국과 지속해서 대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 해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무역분쟁 합의를 도출했다고 언급하는 등 미국과 다른 국가와의 무역분쟁 이슈도 하나 둘씩 해소되는 경향을 보이는 점 역시 투자심리 개선에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 이후 세계 증시는 대부분 1~2% 상승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이 같은 소식들이 투자심리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신흥국 주식으로의 자금이 재유입될 것이라고 봤다. 한국 시장의 경우 위안화 가치와 연동된 원화 가치가 같이 절상되며 환 차익을 염두에 둔 단기성 외국인 자금 유입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특히 한국과 베트남 등 중국 경기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주가지수가 위안화 절상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반등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중국 경기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주가지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며 중국 증시 하락폭에 준하는 수준으로 급락한 뒤 크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데, 만약 위안화 절상으로 무역분쟁 우려가 일부 불식되면 이들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금 이탈 강도가 강했던 철강, 비철금속, 기계 등 경기민감 섹터에 대한 수요가 강해지며 시장보다도 더 높은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위안화 절상에 따라 주식시장이 반등하더라도 이는 주식시장의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시적으로 주가가 반등하는 '베어마켓랠리'(Bear Market Rally)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국가들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어 경기의 하락 국면은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중장기적인 증시의 형태는 전형적인 약세장"이라며 "따라서 이번 위안화 절상 구간에서는 단기 반등에 걸거나 지수 반등시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