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 중 ‘사이버 괴롭힘’에 시달리는 학생 비율이 ‘신체폭행’ 피해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학생 10명 중 3명은 피해자를 돕거나 가해자를 신고하는 대신 모른 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17개 시·도교육청과 공동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국 학생 399만 명의 학교폭력 경험과 인식을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5만 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1.3%였다. 전년 1차 조사보다 0.4%포인트 늘었다. 초등학교 2.8%, 중학교 0.7%, 고등학교 0.4%로 전년보다 0.1~0.7%포인트 증가했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언어폭력’이 34.7%로 가장 많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욕하는 ‘사이버 괴롭힘’에 시달린 적이 있다는 학생 비중은 10.8%로 ‘신체폭행’(10.0%)을 넘어섰다. 교육부가 2012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교실 내 ‘방관자’도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목격 학생이 주위에 이를 알리거나 피해자를 도운 비율은 68.2%로 지난해 1차 조사(78.9%)보다 줄었다. 반면 ‘모른 척했다’는 응답은 30.5%였다. 2016년(12.2%), 2017년(20.3%)에 비해 크게 늘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이 교실을 넘어 사이버 공간 등으로 옮겨 가고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가해자나 피해자 교육 외에 학생 전반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