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험 전공한 고령사회 전문가
은퇴자 노후 돕는 프로그램 운영
"소비주체, 중장년층서 고령층으로
시니어가 만드는 새 시장에 주목"
이달 초 《시니어 시프트》(한경BP)를 펴낸 최상태 50플러스코리안 연구소장(사진)은 “국내에서도 소비 주체가 중장년층에서 고령층으로 바뀌는 ‘시니어 시프트’가 이뤄지고 있다”며 “시니어 비즈니스가 자리 잡을 10년 뒤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사회보험을 전공한 최 소장은 보험개발원, 삼성생명은퇴연구소 등에서 고령사회 연구를 해왔다. 그는 2015년부터 비영리사단법인 50플러스코리안에서 은퇴자의 노후를 돕는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한일문화산업교류협회 감사 등도 맡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시니어산업이 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저성장 시대의 돌파구를 시니어산업에서 찾았다. 대표 분야는 건강산업이다. 의료·요양, 생활보조서비스 등이 성장하면서 2012년 60세 이상 고령층 소비 지출이 1000조원을 돌파했다. 최 소장은 “한국에서도 소비력이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건강하고 활동적인 ‘액티브 시니어’가 늘 것”이라며 “기업들은 한국형 시니어 고객 수요에 맞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최 소장은 일본에서 빈번하게 이뤄지는 생활지원서비스가 한국에서도 빠르게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구를 교체하는 사소한 일부터 장보기, 병원동행서비스가 산업으로 발전했다”며 “고령층 입맛에 맞춘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안부를 묻는 서비스를 결합해 멀리 떨어진 자식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시니어 계층이 비즈니스 중심에 서면서 일본에서는 새 트렌드도 생기고 있다. 시세이도, 카네보우 등 화장품 회사는 ‘50세부터’라고 표기한 시니어용 제품으로 16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다. ‘타깃 연령대를 내세우면 실패한다’는 화장품업계 불문율을 깬 것이다. 죽음도 산업이 됐다.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계획하고 매년 영정사진을 찍으면서 기록을 남기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최 소장은 “일본에서는 엔딩사업(장례 비즈니스) 전시회까지 열린다”며 “젊은 층을 위한 예식장이 요양원, 장례식장 등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했다.
시니어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다. 세대 간 교류는 더 활발해져야 한다. 세분화된 전략도 필요하다. 그는 “국내에서는 고령층을 위한 사회서비스를 복지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다”며 “복지 프레임에서 벗어나 산업으로 보고 투자하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최 소장은 다음달 5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17층 다산홀에서 이런 내용을 주제로 강연회를 연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