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21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열린 신규 요금제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21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열린 신규 요금제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7만8000원에 속도 제한 없이 무제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놨다. 경쟁사 대비 1만~2만원가량 싼값이다. 중저가 구간에서도 타사에 없는 5만원대 요금제를 내놓는 등 공격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통신 3사 간 요금제 경쟁 ‘2라운드’에 불을 댕긴 셈이다.

LG유플러스는 21일 신규 요금제 6종을 발표했다. 새 요금제는 월 7만원대 완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1종과 월 4만~6만원대 속도 제한 데이터 요금제 4종, 월 3만원대 데이터 요금제 1종으로 구분된다. 문자와 음성은 모든 요금제에서 기본으로 제공된다.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78’은 월 7만8000원에 속도와 용량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KT의 데이터온 프리미엄(8만9000원), SK텔레콤의 T플랜 인피니티(10만원) 요금제와 비교하면 1만1000~2만2000원가량 싸다. 지난 2월 LG유플러스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88’ 요금제에서 부가 혜택을 줄였다. 나눠 쓰기 데이터 한도는 40기가바이트(GB)에서 15GB로 줄었고 스마트워치나 태블릿 등의 세컨드 디바이스 무료 사용 혜택이 빠졌다.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상무)은 “자체 조사 결과 데이터 88 요금제 사용자 가운데 20%는 나눠 쓰기, 세컨드 디바이스 등 부가 혜택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무제한 데이터를 원하는 고객 가운데 부가 혜택이 필요 없거나 좀 더 낮은 가격에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싶은 고객을 위해 신규 요금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추가 요금 걱정 없는 데이터 69’는 월 6만9000원에 매일 5GB씩 월 최대 155GB(31일 기준) 데이터를 제공한다. 하루 기본 데이터를 초과하더라도 5Mbps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다. 5Mbps 속도는 고화질(HD급)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데이터는 월 11GB까지 나눠 쓸 수 있다. SK텔레콤과 KT는 6만9000원 요금제에서 월 100GB를 제공한다.

‘추가 요금 걱정 없는 데이터 59’와 ‘추가 요금 걱정 없는 데이터 49’는 각각 월 5만9000원, 4만9000원에 기본 제공 데이터가 6.6GB, 3GB다. 데이터를 소진한 뒤에는 1Mbps 속도로 계속 쓸 수 있다.

김 상무는 “최근 무제한 요금제가 4GB 아니면 10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구조로 개편돼 LTE 소비자 평균 수준인 월 6~7GB를 쓰는 이용자에게 적합한 요금제가 없었다”며 “데이터 59는 헤비 유저와 소량 이용자 사이 고객층에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 요금 걱정 없는 데이터 44’는 데이터 2.3GB를 기본 제공하고 데이터 소진 뒤에도 400Kbps 속도로 계속 쓸 수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을 하긴 어려운 속도지만 카카오톡, 이메일 등 간단한 작업은 가능하다.

‘LTE 데이터 33’은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 1GB 이상, 음성통화 200분 이상)를 겨냥한 상품이다.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3GB를, 문자와 음성통화는 무제한 제공한다.

황현식 LG유플러스 PS부문장(부사장)은 “기존 3만~4만원대 요금제 사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1.3GB로 나왔다”며 “이 구간대 고객 대부분이 선택약정 25% 할인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2만원대로 데이터를 걱정 없이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 요금제 발표장에는 지난달 취임한 하현회 부회장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하 부회장은 “신규 요금제는 LG유플러스가 시장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고객이 정말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발표해 고객을 만족시킨다면 자연스럽게 1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