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아이 돌봄 서비스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시장이었습니다. 시급은 적고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많으니 서비스 질 관리도 어려웠죠. 이런 판을 뒤집어보자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강남서 입소문 난 '악어 선생님'… 아이돌봄 서비스 판 바꿔
소셜벤처들이 모인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 둥지를 튼 째깍악어는 아이 돌봄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다.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사진)는 2016년 사업 시작과 함께 업계 최고 시급을 내걸었다. 대학생 기준으로 1시간에 1만4000원을 준다.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으면 시간당 1만8000원을 받는다. 비싼 가격 때문에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1년 만에 서울 강남 3구에서 자리를 잡았다. 김 대표는 “강남 3구에 이용자 수가 많고 인기도 높다”고 말했다.

높은 시급은 부모와 돌봄교사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높은 시급 때문에 ‘악어선생님’이 되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다. 늘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던 판이 바뀐 것이다. 악어선생님이란 째깍악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아이 돌봄교사를 말한다. 악어선생님 800명을 뽑는데 4500명이 몰려 경쟁률이 5 대 1을 웃돌았다. 경쟁률이 높은 만큼 이용자들은 좋은 교사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째깍악어는 아이와 교사 단 둘이 있는 것을 불안해하는 부모들을 위해 범죄 및 성범죄 이력 조회를 의무화했다. 남녀 가릴 것 없이 악어선생님이 되려면 이력 조회에 동의해야 한다. 교사 자신을 소개하는 동영상도 째깍악어만의 특징이다. 김 대표는 “사진으로는 알 수 없는 성격이나 말씨 버릇 같은 비언어적 특성이 영상에서는 드러난다”며 “부모는 영상을 보고 아이와 잘 맞을 것 같은 교사를 골라 돌봄 신청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1억원을 올린 째깍악어는 최근 플랫폼 성능을 개선하면서 지난달부터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6월 4000만원이었던 월매출이 지난달엔 1억원을 넘어섰다. 부모가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시간을 정해 플랫폼에 올리면 교사가 보고 신청할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바꿨다. 부모는 신청한 교사의 프로필을 보고 원하는 교사를 고르기만 하면 된다. 이전까지는 부모가 교사에게 직접 돌봄 서비스를 신청하는 방식이었다. 째깍악어는 교사와 부모가 동시에 서로의 만족도를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부모가 무리한 요구를 하면 몇 차례 경고한 뒤 서비스를 차단한다. 김 대표는 “좋은 교사가 상처를 받고 떠나면 회사 손해이기 때문에 업계에서 처음으로 부모 매너 평가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째깍악어는 올해 안에 인공지능(AI) 등 빅테이터 기법을 도입할 예정이다. 서비스 이용 패턴 등을 분석해 성향이 잘 맞는 부모와 선생님을 매칭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게 목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