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공지능(AI)은 지금까지 사람이 해오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몇몇 직업은 사라지겠지만 그 대신 더 좋고 더 많은 직종이 새로 생겨날 것입니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사진)은 16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일자리 학술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통해 “로봇, AI, 나노, 바이오, 그리고 3차원(3D) 프린팅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또 한 번의 큰 도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은 제철과 방직산업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에 성공했고 전기와 전화, 자동차와 석유산업으로 대표되는 2차 산업혁명과 컴퓨터와 인터넷, 정보화의 3차 혁명에도 성공했다”며 “후발주자로 선진국을 따라잡지 못할 것 같은 때도 많았지만 압축성장을 통해 선진국들이 200년에 걸쳐 이룬 세 차례의 산업혁명을 불과 반세기 만에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아산재단 창립 41돌을 기념해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는 학계와 관련 전문가 150여 명이 참석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일자리 창출 방안 및 인재 교육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기조연설은 국내 벤처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이민화 KAIST 겸임교수가 맡았다. 벤처기업협회 회장을 지낸 이 교수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풍요의 시대에는 인간의 미충족 욕구가 산업의 방향과 내용을 주도하게 될 전망”이라며 “이제 질문의 핵심은 어떤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인가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자리는 진화하고 있으며, 일자리에 대한 기존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 이어진 심포지엄은 1부 ‘산업노동의 미래’, 2부 ‘고등교육과 법제도 개혁’으로 나뉘어 열렸다. 1부에서는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 2부에서는 김민희 대구대 사범대 교수와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다.

아산재단은 1979년부터 한국 사회의 발전과 국민복지 증진을 위해 매년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이 융합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와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변화에 직면해 있는 현실을 고려해 이번 심포지엄 주제를 정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