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을 찾은 관객들이 ‘신과함께2’를 보기 위해 표를 구입하고 있다.
서울 잠실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을 찾은 관객들이 ‘신과함께2’를 보기 위해 표를 구입하고 있다.
김용화 감독의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1, 2편 시리즈 모두 관객수 1000만 명 고지를 밟았다. 해외 6개국에서도 첫 주말 한국영화 흥행 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의 가능성을 밝게 했다.

배급사 롯데컬처웍스는 14일 ‘신과함께2’가 지난 1일 개봉 후 14일째인 이날 오후 5시께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영화로는 17번째, 외화를 합쳐서는 22번째 1000만 명 돌파 기록이다. 1000만 명을 돌파한 시점은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 ‘명량’(1761만 명)의 12일보다 2일 늦은 역대 2위다. 지난 1월 개봉한 ‘신과함께-죄와 벌’이 16일째 1000만 명을 넘은 것보다는 2일 빠르다.

극 중 저승차사 강림 역 하정우는 ‘암살’ ‘신과함께-죄와 벌’에 이어 주연작 세 편을 1000만 명 고지에 올려놨다. 송강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세 편의 주연작을 1000만 명 고지에 올린 배우가 됐다. 또한 김용화 감독은 윤제균, 최동훈 감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1000만 영화 두 편의 연출자가 됐다.

◆‘부산행’ 기록에 도전장

‘신과함께2’는 대만에서 개봉 첫 주 580만달러의 흥행수익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올 들어 대만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임파서블: 폴아웃’을 제친 것으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또한 대만에서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던 ‘신과함께-죄와 벌’ 최종 수익(1600만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홍콩에서도 개봉 첫 주 330만달러를 모아 역대 한국영화 및 올해 아시아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한국과 동시 개봉한 북미, 호주, 뉴질랜드를 비롯해 지난주에 개봉한 베트남에서도 한국영화 첫 주말 매출 최대 기록을 세웠다.

'신과함께2' 1000만명 돌파… 해외서도 흥행 질주
‘신과함께2’는 이번 주부터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11개국에서 9월 초까지 순차적으로 개봉한다. 첫 편의 해외 흥행 3000만달러를 뛰어넘어 역대 한국영화 해외 흥행 1위인 ‘부산행’의 5800만달러 기록에 도전한다.

◆동양적인 세계관과 스펙터클한 비주얼

‘신과함께2’는 ‘부산행’처럼 보편적인 소재를 기술력을 앞세운 판타지 장르로 풀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후 세계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큰 영역이고, 지옥의 풍경을 뛰어난 CG(컴퓨터그래픽)로 창조해낸 게 글로벌 시장에서 먹혔다는 분석이다. 첫 편은 어머니와 아들 간 가족애를 그려냈고, 2편에서는 사회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엮어냈다.

특히 2편의 초반 흥행세가 1편을 뛰어넘은 것은 첫 편의 흥행으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초반부터 흥행몰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강유정 평론가는 “동양적인 세계관을 스펙터클한 판타지로 재현하는 ‘모범 답’을 찾은 듯싶다”며 “한국영화가 해외시장을 두드리려면 할리우드와 차별화한 스펙터클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마블의 판타지는 지구를 구하는 영웅담과 한 가족의 사랑을 펼쳐내지만, ‘신과함께’ 시리즈는 불교와 토착신앙이 얽힌 세계관을 바탕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3대에 걸친 동양적인 가족애를 들려준다. 이 같은 동양적인 세계관을 뛰어난 기술력으로 표현하면 최소한 한자문화권에서 통할 것이란 분석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