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중공업체인 IHI가 10일 조선업의 근거지였던 아이치(愛知)현 지타시에 있는 아이치조선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조선 수주량이 감소해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선강국 일본'의 상징, 문 닫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IHI가 ‘조선강국 일본’의 상징이었던 아이치조선소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며 “일본에서 30만t 이상의 대형 탱커(액체운반선)를 건조할 수 있는 대형 조선소를 완전 폐쇄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이치조선소가 조선산업 불황기에는 다른 제품을 생산하다가 조선 수요가 살아나면 건조를 재개하는 방식으로 버텨왔지만 한국 중국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환경에서 앞으로 수주 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해 완전 폐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아이치조선소 폐쇄는 일본 조선업 쇠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본판 ‘말뫼의 눈물’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조선소는 2011년 마지막으로 선박을 건조한 이후 터널 굴착기와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등을 제작해 왔다. IHI는 마지막까지 근무했던 종업원 100여 명을 다른 곳으로 전환 배치하고 부지는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조선업은 1990년 전 세계 신규 수주의 54%를 차지했을 만큼 막강했지만 지난해엔 점유율이 7%로 떨어졌다. 한국이 43%, 중국이 35%를 차지했다.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스미토모중기계공업 등 일본 대형 중공업체 3곳은 지난 2분기(4~6월)에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