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8월 임시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과 폭염과 혹한을 재난에 포함시키는 ‘재난안전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만나 이달 임시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전문은행의 규제혁신을 주문한 지 하루 만이다. 구체적인 지분 확대 한도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여당과 일부 야당(바른미래당)이 주장해온 ‘34% 확대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소위를 거쳐야 하지만 야당에서도 현행 4%에서 34%까지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며 “최대주주의 지분 한도 확대 외에도 2대주주의 한도를 확대 규정하는 방안이 타협점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여야는 또 폭염과 혹한을 재난에 포함시키는 재난안전법을 이달 처리하기로 했다. 전반적인 전기요금 체계를 살펴보기 위한 에너지특위도 국회에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가정용 전기요금 문제 등 특위에서 논의가 진전되면 누진제 폐지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에 관해선 국회의장 산하에 ‘국외활동 심사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셀프심사’ 비판을 피하기 위해 위원회에 외부인사 2명을 두기로 했다.

투명성과 양성화를 핵심으로 한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안도 나왔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특활비 중 상당 부분은 이미 공적인 목적으로 쓰이는 업무추진비 성격이 많아 영수증, 증빙 서류로 양성화해 투명하게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내년도 예산부터 운영위원회의 제도개선소위에서 논의해 개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올 7월 이후 특활비는 2019년 예산 개선 방안에 준해 처리하기로 했다. 다만 바른미래당은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만큼 영수증 처리 방안은 민주당과 한국당만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회동에서 개헌과 선거구제 문제 논의도 시작했다. 야당은 현행 소선거구제 개편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야당이 이처럼 선거구제 개편을 주장하는 이유는 여당의 압승을 깨고 정치권 새판 짜기를 위해서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은 비례성 강화를 통해 다당제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구제 문제 등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면 될 뿐 그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