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T사는 지난해 임직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직무 교육을 했다. 전 임직원이 540개 온라인 강의를 들었다. 강의료는 3300만원에 달했지만 회사가 부담한 비용은 한 푼도 없었다. 교육비용은 고용보험환급금 제도를 통해 충당했기 때문이다. 의류용 섬유를 만드는 H사도 최근 6개월간 임직원 800여 명이 온라인으로 직급별 교육을 받았지만, 고용보험환급금으로 교육비 100%를 돌려받았다.

고용보험환급 교육과정을 통해 직원들을 교육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기업 같은 직원 교육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지만 고용보험을 통해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모색하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몰라 비용 부담 때문에 직원 교육에 나서지 않는 중소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中企 무료 교육과정 600여개… 몰라서 못 듣는다
◆교육비 환급에서 중기 비중 15%

고용보험환급 교육과정은 고용보험에 가입한 모든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위탁 기관에서 교육 훈련을 하면 들어가는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다. 중소기업은 우선지원기업으로 분류돼 납부한 고용 보험료의 240%까지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 중소기업들이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교육기업 휴넷이 제공하는 환급 과정은 850여 개에 달한다. 중소기업이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강의도 500여 개다. 국내 최대 기업교육 전문기업인 멀티캠퍼스에서도 중소기업이 무료(100% 환급가능)로 이용할 수 있는 과정이 125개에 달한다.

휴넷 관계자는 “고용보험환급제도를 활용하면 중소기업은 교육비 부담 없이 직원들을 교육할 수 있지만 이를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휴넷에 따르면 교육비 환급액 중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인기강좌는 리더십 마케팅

교육기업들이 제공하는 강의 중 중소기업에 인기 있는 강의는 리더십부터 실무강의까지 다양하다.

휴넷 교육 과정을 이용하는 중소기업 임직원들에게 리더십과 경영, 마케팅 강의가 인기다. ‘아마존닷컴 경제학’ ‘리더, 예비리더를 위한 피터 드러커의 경영 코칭’ ‘커피로부터 배우다! 롱런 전략의 비밀 15가지’ 등이 만족도 평가에서 만점(5.0)을 기록한 강의다. ‘CEO들이 모르는 41가지 보험과 세금 케이스’ ‘만화로 배우는 금융경제 이야기-채권과 이자율’ 등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위한 강의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멀티캠퍼스에선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강의가 반응이 좋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강의와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리더십 강의가 인기가 많다”며 “중소기업 100% 환급 과정 중에서 ‘업무에 바로 쓰는 자바프로그래밍 입문’과 ‘무적핑크X신병주 교수의 조선왕조실톡(Talk) 리더십’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업무에 바로 쓰는 자바프로그래밍 입문’ 강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과정이다. 중소기업이라면 30만원에 달하는 교육비를 100% 환급받을 수 있다. ‘무적핑크X신병주 교수의 조선왕조실톡(Talk) 리더십’은 인기 웹툰과 리더십을 접목한 강의로 많은 수강생이 몰린다.

◆온라인교육 시장은 성장세

온라인 기업교육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다. 1999년 창립한 휴넷은 지난해 33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휴넷은 직장인들을 위한 리더십과 경영학 강의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의 온라인 MBA인 ‘휴넷MBA’ 등을 선보여왔다. 이들 교육프로그램을 가지고 중국에도 진출했다.

멀티캠퍼스의 기업교육서비스 부문 매출은 2016년 1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1276억원으로 전체 매출(2012억원)의 절반 이상이 기업교육서비스에서 나왔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