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평균 9966원
일반식당보다 3500원 비싸
짜장면 46%·김밥 30% ↑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도
시내 가격과 최대 30% 차이
"임대 위주 수익구조 탓"
백화점보다 높은 평균 임대료
"임대료 상승, 소비자에 전가"
◆칼국수 9966원… 전국 평균 대비 55%↑
한국경제신문이 6일 인천공항 식당가에서 판매하는 주요 음식 메뉴 가격을 조사한 결과 칼국수의 평균 가격은 9966원으로 전국 평균(6440원·통계청)보다 55% 높았다. 서울 평균(6731원)보다도 48% 비쌌다.
4인 가족이 인천공항에서 김치찌개와 냉면, 짜장면과 칼국수를 주문해 먹는다고 가정하면 전국 평균(2만5537원)보다 9412원 많은 3만4949원을 내야 한다.
상대적으로 품질이 균일해 가격 차가 크지 않은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음식도 최대 30%가량 차이가 났다. 서울 시내에서 5900원에 판매되는 A사 버거세트는 인천공항에서는 7900원으로 33.8% 비쌌다. 한 유명 중식당은 다른 지점에서는 7000원에 파는 짬뽕을 인천공항에서는 28% 비싼 9000원에 판매했다.
◆“시내 백화점보다 높은 임대료”
그럼에도 입점 업체들은 과도한 임대료 탓에 겨우 적자만 면하는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올해 개장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외식업체들이 내는 연간 임대료는 283억원으로 ㎡당 330만원 정도다. 임대료가 워낙 비싸다 보니 중소업체는 입점할 엄두도 못 낸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백화점보다 임대료가 비싸 수익을 내기보다는 외국인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글로벌 매장 운영 경험을 쌓기 위해 입점했다”고 설명했다.
이용객 편의와 만족도보다는 금액 위주의 경쟁 입찰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차 사업계획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도 2차에서 임대료만 높게 쓰면 쉽게 뒤집을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공항 임대료에 상한선을 두고 있으며, 일본 하네다국제공항 역시 소비자 만족도 등 경쟁력 지표를 주된 선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인천공항이 4년 주기로 재입찰을 하는 것도 높은 임대료의 원인으로 꼽힌다.
2015년 제1여객터미널 식음료매장 사업권 입찰에서 대부분 기존 업체가 낙찰받았지만 임대료는 전년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국제공항은 최소 10년 이상 운영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항이용료와 항공사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해외 공항과 달리 인천공항의 비항공 수익 비중은 기형적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인천공항의 비항공 수익은 1조6142억원으로 이 가운데 1조3000억원이 상업시설 사용료였다. 전체 수익 대비 비항공 수익 비중도 63%(2015년 기준)에 달해 독일 네덜란드 영국 일본 등 해외 공항의 30~40%와 크게 차이가 났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