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3일 삼성전자 방문 계획과 관련해 일각에서 ‘투자 구걸’ 논란이 이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투자 구걸' 논란에 화난 김동연 부총리
김 부총리는 이날 본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에 의지해 투자나 고용을 늘리려는 의도도, 계획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날 한 언론이 부총리의 삼성 방문과 관련, ‘재벌에 투자·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청와대가 표명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다. 부총리가 언론 보도에 본인 명의로 반박하는 입장문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부총리는 “삼성전자 방문 계획과 관련해 의도하지 않은 논란이 야기되는 것은 유감”이라며 특히 ‘구걸’이라는 표현을 두고 “적절치 않다. 국민이 바라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 이런 논란에 에너지를 낭비할 여유가 없다”며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나 고용 계획에 대한 의사 결정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을 네 번 만났지만 투자나 고용 계획에 간섭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 경제가 혁신을 통해 역동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 여건과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나를 포함한 경제부처 장관들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제주체들을 만나는데 그 대상을 가릴 일이 아니다”며 “이제는 이런저런 논란에서 벗어나 혁신성장과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모두가 합심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