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복통 동반하는 여름철 급성 장염… 탈수 심하지 않으면 지사제 먹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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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과 함께하는 건강 백세
임종필 소화기내과 교수
임종필 소화기내과 교수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여름철 급성 장염으로 설사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개 이틀 정도 지나면 증상이 나아지지만 심한 설사가 계속되거나 피가 나오고 열이 나며 복통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는 “여름철 장염을 예방하기 위해 조리 전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고 음식을 잘 익혀 먹어야 한다”며 “단체급식을 조리할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직장암 등 대장암과 장염, 크론병 등을 치료하는 내과 의사다. 국내에서 환자가 늘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급성 장염은 살면서 누구나 겪는 질환이다. 겨울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패류 등을 날로 먹어 생기는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많다. 여름에는 1군 감염병으로 분류되는 콜레라, 장티푸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등의 환자가 많다. 임 교수는 “무더운 여름에는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음식에서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건강한 사람은 세균이 들어와도 양이 적으면 위산 등의 보호기전이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항암치료를 하는 암 환자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암세포가 빠르게 자라는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 항암제는 몸에서 빨리 증식하는 세포를 공격한다. 항암 치료를 하면 머리가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의 상피세포도 빠른 속도로 재생되는 세포다. 항암제를 복용하는 암환자는 장 점막이 손상됐을 가능성도 높다. 건강한 사람보다 세균성 장염에 취약한 이유다. 임 교수는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나 노인, 영유아라면 가급적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며 “복통 설사 증상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장염이 생겼을 때 구토나 설사를 하는 것은 몸속 세균 및 바이러스를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과정이다. 감기에 걸리면 기침을 하고 가래가 생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설사로 인한 탈수가 심하지 않다면 지사제를 함부로 복용하지 않는 게 더 도움되는 이유다. 급성 장염은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증상도 다르다. 세균에 감염되면 설사에 피가 섞이거나 고열이 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심한 설사 때문에 탈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이에 맞춰 치료법도 다르다. 세균 감염 환자는 균을 죽이는 항생제 치료를 주로 한다.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탈수를 막기 위해 지사제를 쓰는 일이 많다. 폭염일 때는 평소보다 탈수 치료에 더 신경 쓴다. 더위 때문에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상태인데 설사까지 심하면 몸의 수분이 갑자기 많이 빠져나갈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소염진통제나 제산제 등 질환 치료를 위해 먹은 약 때문에 설사가 생기기도 한다. 세균을 줄이는 항생제 때문에 감염성 설사가 생기는 일도 있다. 임 교수는 “몸에서 세균이 가장 많은 곳이 위장관”이라며 “대장 속 세균은 장벽에서 몸에 나쁜 균이 자리잡지 못하게 돕는 아군 역할을 하는데 약을 먹으면 장내 세균총의 균형이 깨져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환자 중 일부는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유익균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건강한 사람의 대변세균총을 이식하는 치료도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는 “여름철 장염을 예방하기 위해 조리 전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고 음식을 잘 익혀 먹어야 한다”며 “단체급식을 조리할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직장암 등 대장암과 장염, 크론병 등을 치료하는 내과 의사다. 국내에서 환자가 늘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급성 장염은 살면서 누구나 겪는 질환이다. 겨울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패류 등을 날로 먹어 생기는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많다. 여름에는 1군 감염병으로 분류되는 콜레라, 장티푸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등의 환자가 많다. 임 교수는 “무더운 여름에는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음식에서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건강한 사람은 세균이 들어와도 양이 적으면 위산 등의 보호기전이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항암치료를 하는 암 환자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암세포가 빠르게 자라는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 항암제는 몸에서 빨리 증식하는 세포를 공격한다. 항암 치료를 하면 머리가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의 상피세포도 빠른 속도로 재생되는 세포다. 항암제를 복용하는 암환자는 장 점막이 손상됐을 가능성도 높다. 건강한 사람보다 세균성 장염에 취약한 이유다. 임 교수는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나 노인, 영유아라면 가급적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며 “복통 설사 증상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장염이 생겼을 때 구토나 설사를 하는 것은 몸속 세균 및 바이러스를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과정이다. 감기에 걸리면 기침을 하고 가래가 생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설사로 인한 탈수가 심하지 않다면 지사제를 함부로 복용하지 않는 게 더 도움되는 이유다. 급성 장염은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증상도 다르다. 세균에 감염되면 설사에 피가 섞이거나 고열이 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심한 설사 때문에 탈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이에 맞춰 치료법도 다르다. 세균 감염 환자는 균을 죽이는 항생제 치료를 주로 한다.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탈수를 막기 위해 지사제를 쓰는 일이 많다. 폭염일 때는 평소보다 탈수 치료에 더 신경 쓴다. 더위 때문에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상태인데 설사까지 심하면 몸의 수분이 갑자기 많이 빠져나갈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소염진통제나 제산제 등 질환 치료를 위해 먹은 약 때문에 설사가 생기기도 한다. 세균을 줄이는 항생제 때문에 감염성 설사가 생기는 일도 있다. 임 교수는 “몸에서 세균이 가장 많은 곳이 위장관”이라며 “대장 속 세균은 장벽에서 몸에 나쁜 균이 자리잡지 못하게 돕는 아군 역할을 하는데 약을 먹으면 장내 세균총의 균형이 깨져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환자 중 일부는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유익균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건강한 사람의 대변세균총을 이식하는 치료도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