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피하려고 계곡을 찾아 왔는데 물도 거의 없고, 그나마 있는 물도 시원하기는커녕 따뜻해요."

최근 인터넷 각종 게시판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글이다.
"시원한 물찾아 왔더니"…바닥 드러낸 계곡에 실망
짧은 장마 이후 비가 거의 오지 않으면서 계곡마다 물이 말라가고 있어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려던 피서객들이 곳곳에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남양주 축령산자연휴양림은 오는 6일부터 숙박시설 인근 계곡 물놀이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아직은 계곡 물을 가둬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뒀지만 갈수록 계곡의 수량이 줄어 앞으로는 이마저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휴양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여기에 오는 분들은 거의 시원한 계곡에서 물놀이하기 위해 오는 분들"이라며 "하지만 올해는 계곡 물이 줄어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량이 적은 상태에서 물놀이를 계속하면 수질 오염은 물론 피부병 등에 감염될 우려가 있어 물놀이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일부 예약객들은 계곡 물이 없어서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경기도립인 인근 가평 강씨봉휴양림도 아직 계곡 물이 적지 않게 흐르고 있으나 예년보다는 수량이 많이 줄어 이용객들의 아쉬움을 낳고 있다.

양평군 단월면의 국립 산음휴양림의 경우도 이용객들이 조금씩 흐르는 계곡 물에 발만 담근 채 서운함을 달래고 있다.

이 휴양림 관계자는 "평소에도 물이 아주 많아 수영하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린이들이 몸을 담그고 놀 정도는 됐다"며 "하지만 요즘은 발만 살짝 담글 수 있을 정도로 계곡 물이 줄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도내에는 지금까지 평균 780㎜의 비가 내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0㎜보다 많고, 평년 강우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는 3∼5월에 많은 비가 내리고, 짧은 장마가 끝난 뒤인 지난달 초부터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아 오히려 여름 가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휴양림 관계자들은 "비도 안 온 상태에서 유례없는 폭염까지 이어져 올해 계곡에서는 피서다운 피서를 즐기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아쉬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