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10대에 '러브콜'
방송사들이 10대를 향해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아이돌과 가수의 꿈을 내세우면서다. KBS2와 MBC는 올 하반기 10대를 대상으로 한 유사 오디션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SBS는 힙합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파일럿으로 선보인다.

MBC는 오는 11월 첫주부터 10대를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 ‘크리에이브틴(틴에이저) 언더나인틴’(가제)을 방송한다. 제목 그대로 10대 청소년이 참가 대상이다. 오디션은 8월 초부터 약 한 달 동안 랩, 보컬, 퍼포먼스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 미국 일본 중국 등 3개국 오디션도 준비 중일 정도로 대규모 프로젝트다.

KBS2는 9월7일부터 최고의 10대 춤꾼을 가리는 댄스 배틀 프로그램 ‘댄싱하이’를 방송한다. ‘10대들의, 10대들에 의한, 10대들을 위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지난 6월부터 채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3112명의 지원자가 몰려 인기를 실감케 했다. 티저 영상에는 그룹 워너원과 샤이니, 방탄소년단이 등장해 10대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위너의 이승훈과 하이라이트의 이기광, 댄스 크루 저스트 절크와 안무가 리아킴, 가수 겸 탤런트 이호원이 댄스코치로 함께한다. 정형돈이 MC를 맡아 지난 20일부터 네이버 TV를 통해 ‘댄싱하이 비긴즈’를 먼저 내보내고 있다.

SBS는 다음달 ‘방과 후 힙합’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경연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힙합 프로그램을 내놓겠다는 각오다. 현직 래퍼들이 힙합 선생님이 돼 전국 중·고교를 찾아다니며 10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랩으로 들어보는 구성이다. MC로는 그룹 블락비의 피오와 개그우먼 김신영이 발탁됐다.

지상파 3사의 이 같은 프로그램은 20대 중심이던 경연 프로그램의 참가 대상을 10대로 확장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10대를 겨냥한 오디션이 처음은 아니다. 시즌2까지 제작된 Mnet의 ‘고등래퍼’는 10대 후반 고교생을 대상으로 했다. ‘프로듀스 101 시즌1’과 현재 방송 중인 ‘프로듀스 48’의 참가자 평균 연령은 모두 20세 미만이다.

10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는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이 ‘악마의 편집’ 논란에 휘말렸던 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댄싱하이’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진짜 주인공인 10대 댄서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정에 놀랐다”며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유청희 한경텐아시아 기자 chungvsk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