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 물가 상승률 역대 2위…과실류는 21%로 3위 기록
'채소류 32%↑' 폭염에 치솟은 1994년 밥상물가… 올해는?
'폭염에 경제 전반 탈진', '물가 위험수위', '비상 걸린 물가', '정부 물가안정책 긴급 마련'….
1994년 여름엔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눈길을 끌었다.

사상 최악의 무더위로 평가받는 1994년 폭염은 밥상물가에 말 그대로 '직격탄'이었다.

24일 한국은행, 통계청에 따르면 1994년 채소류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5%였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5년 이래 지금까지 사상 2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1위는 잦은 비와 고온 등 이상기온에 작황이 좋지 않았던 2010년(35.2%)이다.

폭염은 채소, 과일은 물론 가축, 어패류 생육 환경을 악화시켜 밥상물가를 위협하는 주범이다.

채소, 과일 출하량이 줄며 농산물값이 급등할 수 있고 가축·양식장 어패류 폐사로 축산물, 어패류 값 상승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1994년에도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물가가 뛰었다.

그해 과실류 물가는 전년보다 21.3% 치솟았다.

아직까지 역대 3위 기록이다.

수산물은 11.9%나 오르며 역시 사상 2위 기록을 보유 중이다.

축산물은 3.1% 올라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1991년(10.5%)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품목별로 보면 파(138.1%), 양파(121.5%), 양배추(100.3%) 등이 2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당근(57.9%), 마늘(56.6%), 감자(44.6%), 오이(36.9%) 등 밥상에 자주 오르는 채소류도 상승률이 기본 두자릿수였다.

과실류 가운데에는 감(42.0%), 수박(34.0%), 사과(30.1%)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폐사가 많은 닭고기는 22.2% 뛰었고 어패류 중에선 굴(38.4%)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1994년 전체 소비자물가는 6.3% 올라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당시 물가 수준에 비해선 그리 높진 않았다.

한여름 폭염 충격이 컸지만 이후 석유류, 공산품 가격이 안정되며 물가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