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하 한국전기연구원장 "KERI, 창원 지역 中企와 상생방안 찾겠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연구개발(R&D) 역량을 지역 중소제조업과 연결해 어려운 지역경제 상생 방안을 찾기로 했다. 경남 창원에 본원을 둔 KERI는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 출발했다. 경기 안산과 의왕에 2개의 분원이 있으며 전체 직원은 600여 명이다.

최규하 한국전기연구원 원장(사진)은 23일 취임 100일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KERI만의 독자적인 브랜드로 ‘글로컬 케리(Glocal KERI)’를 제시했다. 미래를 선도하는 세계화된 기술력과 지극히 한국적인 연구기관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최 원장은 “KERI의 시험인증 분야는 40년간 끊임없는 설비 구축과 시험 노하우 축적으로 세계 3대 국제 공인시험인증기관의 반열에 올랐다”며 “이제 선진국과 경쟁하고 업계가 주목하는 대형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계 기술이전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부출연연구원 본원으로는 유일하게 창원국가산업단지 배후에서 전기분야 기술개발과 시험인증사업을 진행해 온 만큼 R&D 역량을 지역 중소제조업과 연결해 어려움에 처한 지역경제 상생 방안을 찾겠다”며 “조만간 항공우주연구원, 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등과 함께 플라잉 카(flying car) 공동 개발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KERI의 중장기 연구방향에 대해 최 원장은 고신뢰성 전력망 기술개발(R&D 부문)과 해외시장 브랜드 가치 제고(시험인증 부문)를 꼽았다.

최 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기후변화, 남북한 전력망 구축 등 그 어느 때보다 전력망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국가 에너지 정책을 지원하는 신재생에너지 및 스마트그리드 신기술과 안정적인 전력망 운용을 위한 전력통신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ERI 시험성적서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를 높여 국내 전력기기 업체의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원장의 이 같은 방향 설정 이후 KERI 내 전문가들이 비유럽권 최초로 세계단락시험협의체 기술그룹 의장에 선임된 데 이어 아시아 최초로 국제 전기차 충전협의체(차린) 기술분과팀 리더를 맡는 등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에너지 소비에서 전기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을 ‘전기화(電氣化)’로 소개한 최 원장은 “전기가 중심이 되는 세상에서는 전기전문 정부출연구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내부 역량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