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부산항 타격 우려… 환적화물 45% 의존
환적이란 화물을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곧장 수송하지 않고 중간에 배를 바꿔 싣는 것을 말한다.
항만공사가 부산항에서 배를 바꾼 환적화물의 출발지를 분석해 보니 중국이 전체의 39.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산항을 거치는 중국의 환적화물은 톈진항, 칭다오항, 다롄항 등 북중국 항만에서 주로 출발한다.
그 뒤를 이어 일본 13.8%, 미국 12.4%, 캐나다 3.9%, 기타 국가 30.3%의 순이었다.
환적화물의 도착지에서도 중국(21.2%)의 비중이 가장 컸고, 미국(17.5%)이 두 번째였다.
일본은 17.4%, 캐나다는 4.9%, 기타 국가는 38.9%로 나타났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종합하면 부산항의 환적화물 가운데 중국과 미국을 오가는 교역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5.4%에 달했다.
두 나라가 막대한 규모의 보복관세를 상대국의 수출품에 부과하면 교역이 줄고 이는 부산항의 환적화물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으로 나가는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출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유럽연합 등 다른 나라들마저 가세하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큰 타격을 받아 수출입 물동량도 감소하게 된다. 부산항만공사는 미·중 무역전쟁이 물동량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5월과 6월에는 중국기업들이 보복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를 줄이려고 미국 수출품을 앞당겨 선적해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각각 8.8%와 12.7%나 늘기도 했다.
두 나라가 7월 6일부터 500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추가로 부과함에 따라 조만간 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터미널 운영사들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천36만2천여 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993만1천여 개)보다 4.3% 늘었다.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은 494만1천여 개로 1.08%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환적화물은 542만여 개로 7.49% 늘었다.
이처럼 물동량 증가를 견인하는 환적화물이 무역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 부산항의 올해 물동량 목표(2천150만개) 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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