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은 올해 하반기 거래소의 주요 추진사업으로 코스닥 활성화, 공매도 및 내부자거래 등 불공정거래 예방·감시 강화, 선진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 등을 제시했다. 남북 관계가 해빙 무드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북한 자본시장 설립에 대비해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 이사장은 16일 '2018년 하반기 KRX 주요사업'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잘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한 추가 보완대책을 세웠다"며 "법무법인, 회계법인과 같은 전문 기관이 코스닥기업의 공시업무를 대행할 수 있게 하는 공시대리인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스닥 기업공개(IPO) 활성화를 위해 제도를 시장 친화적으로 개선하고 우량 코넥스기업이 코스닥으로 신속하게 이전 상장할 수 있도록 기업계속성 심사 면제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코스닥지수 하락에 대해 정 이사장은 "미중 무역분쟁 등 외부요인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 코스닥 활성화 추가 대책과 함께 전반적인 대외여건이 개선되면 (코스닥지수도)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공정거래 예방·감시 강화의 일환으로 공매도를 악용한 불공정거래의 경우 공매도 조사반을 구성해 의심거래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공매도 관련 주의·경고 조치에 대한 금전적 제재 병과 기준 마련 등 법·규정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조치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같은 대량의 착오주문으로 인한 증시 충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1회당 제출 가능한 호가수량의 제한 기준을 현행 상장주식수의 5%에서 1~2%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착오 거래를 거래소가 직권으로 취소하는 '착오거래 취소제도' 도입에 대해 정 이사장은 "해외 사례가 있는 만큼 해당 사례와 국내 법리 문제 등을 고려해 도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주식잔고 매매수량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유관기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급적 내년 1분기 중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거래소는 내부자거래 예방을 위해 상장사 임직원의 자사주 거래내역을 해당기업에 통보하는 'K-ITAS'(K-아이타스)를 올 하반기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남북 관계 회복을 고려해 향후 북한 자본시장 설립을 염두에 두고 지원 채비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필요할 경우 거래소는 과거 캄보디아, 라오스 등의 증시를 설립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자본시장 설립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최근 남북경협 움직임이 가시화됨에 따라 자본시장에서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경제개발을 위한 대규모 자금조달 및 시장경제체제로의 신속한 전환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북한 내 자본시장 개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증권거래소 설립 문제와 관련, 향후 실무연구반을 조직하고 자본시장 개설 관련 제반 여건을 검토해, 관련 여건이 성숙할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