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학하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대학생이 수강 신청을 하듯 직접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채워야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춰 수업을 듣고 진로를 찾아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이 갑자기 생긴 선택지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례도 많다. 교육부와 학교 현장의 조언을 들어 학생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정리했다.Q.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졸업 요건이 달라진다. 기존에는 출석 일수만 채우면 졸업할 수 있었다. 이제는 3년간 최소 192학점 이상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출석률뿐만 아니라 성취 수준을 충족해야 한다. 성취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대면지도, 과제 등을 통해 보충 수업이 이뤄진다. 정상명 교육부 개정교육과정지원팀장은 “과거에는 ‘받아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해도 수업 일수만 채우면 졸업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기초 학력을 쌓아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학교가 책임지고 교육시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Q. 올해 입학하는 고1 신입생은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하나.고1 시간표는 사실상 정해져 있다. 모든 학생이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공통과목’을 1학년 때 집중적으로 듣기 때문이다. 공통국어·수학·영어, 통합사회·과학, 한국사 등의 과목이다. 선택과목은 2학년 때부터 듣는다. 예를 들어 2학년 1학기에는 독서토론과 글쓰기, 인공지능 수학, 세계 문화와 영어 등 학교가 제공하는 선택과목 15개 중 5과목을 골라 수강하는 식이다.Q. 학생들 입장에선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으로 고등학교 1학년 시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2학년 때부터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들어야 하는 만큼 공통과목을 배우는 1학년 기간 동안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적극적으로 탐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직접 선택한 과목을 기반으로 작성된 학교생활기록부가 대학 입학 전형 자료로 쓰이는 만큼 2028학년도 대입을 고려한 전략도 필수다.교사들이 꼽는 적성을 발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통과목 성적을 참고하는 것이다. 공통국어·영어·수학, 통합사회·과학 과목 중 성적이 유독 잘 나오는 과목이 적성에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 교과군 위주로 2·3학년 선택과목을 집중 이수하는 것도 현명한 전략이다.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대비하는 것이 효율적인 만큼 수능에도 포함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모든 과목의 성적이 비슷해 뚜렷한 적성을 발견하기 어려울 때는 진로탐색검사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인의 흥미와 성격을 파악하는 홀랜드 검사에서 ‘현실형’ ‘탐구형’이 나오면 이공계열 진로를 탐색해보는 것이 좋다. ‘사회형’이 나오면 사회과학계열 전공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검사는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커리어넷, 워크넷 등에서 할 수 있다. 신수완 인천공항고 교사는 “교내 진로 프로그램에도 이런 검사가 있다”며 “진로 담당 교사들이 제공하는 수업학과카드, 직업카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학내 동아리 참여 경험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리·화학 동아리나 경제·토론 동아리 등에서 전공과 관련한 심화 활동을
‘교수님이 인공지능(AI)에 대한 전문성 전혀 없음. 학생에게 의미 없는 질문만 끝없이 함.’ 서울에 있는 굴지의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AI와 인문학’이라는 강의에 남긴 수강평인데 이 커뮤니티엔 ‘구시대적 강의’를 비판하는 신랄한 글이 쏟아지고 있다.누적 강의 정보만 930만 건에 달하는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은 요즘 교수와 학생 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5개의 별점으로 과목을 평가할 수 있게 한 것이 이 사이트의 특징이다. 2023년엔 서울 A대학의 공학계열 학과장과 수강생 사이에 명예훼손 등 법정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수강생들이 강의 평가 점수를 대거 1점으로 매겼다. 학생들은 학과장의 부실한 수업 준비와 모호한 성적 평가 기준을 문제 삼았다. 수강생 275명 중 F 학점은 40명, D 학점은 39명이 받았다.한국 대학 교육의 낡은 교수법과 비효율적 평가 방식이 이 같은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수 중심의 일방적 강의가 문제라는 것이다. 한 서울 소재 대학 교수는 “석학이라고 불리는 교수들조차 프레젠테이션하면서 구글 검색 결과로 도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해외에선 통계를 활용한 그래프를 교수들이 그들의 연구 주제에 맞게 직접 만드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서울 소재 대학 교수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몇 십 년 전에 머물러 있는 교수가 학계에 차고 넘친다”며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부끄러울 정도로 많은 교수가 학습법을 고민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가르친다”고 토로했다.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