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흐름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고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10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대만 중앙통신사를 인용해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판공청이 각 성과 기관에 시 주석의 초상화를 철수하고 향후에도 함부로 내걸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런 소식이 중국 대륙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파되고 있지만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공산당 지도부가 시 주석에 대한 지방 정부의 과도한 선전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흐름은 시 주석이 집권 2기를 시작한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본격화했다.

지난해 11월 구이저우(貴州)성 첸시(黔西)현의 당 기관지인 첸시난일보는 시 주석을 '위대한 영수'로 칭하면서 그의 초상화 사진을 신문 1면에 크게 실었고 이후 구이저우성의 각종 관공서에는 시 주석 초상화가 내걸렸다.

'위대한 영수'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에게 붙던 칭호로, 이후 어떠한 중국 지도자에게도 '위대한 영수'라는 칭호가 붙은 적은 없다.

시 주석은 지난해 당대회에서 전임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는 달리 임기 중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시진핑 사상'을 당장(黨章·당헌)에 삽입시켜 마오쩌둥·덩샤오핑 급(級)의 권위를 확보한 데 이어 '격대지정(隔代指定)'의 관례를 깨고 차기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았다.

또 주석직 임기제한 규정을 철폐해 15년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1인 체제'를 공고히 했다.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가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면서 지난 1일 창춘(長春)에서 운행되기 시작한 '홍색열차'는 지하철 객실 전체를 시 주석의 어록과 정치적 구호로 장식했다고 전했다.

또 학교와 연구기관에서는 '시진핑 사상'에 대한 연구활동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당중앙의 승인을 받은 '시진핑 사상' 연구센터 10곳이 새로 발족했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산시(陝西)성 사회과학연합회는 시 주석이 하방(下放·지식인을 노동현장으로 보냄)을 간 량자허(梁家河)에서 홍색문화를 배우기 위해 '량자허 정신'을 연구과제로 선정했다.

중국 역사학자인 훙전콰이(洪振快)는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가 마오 시대와 같을 수는 없다면서 40년 개혁개방과 정보기술혁명으로 사회적 토대가 이미 바뀌었다고 말했다.
중국 "시진핑 초상화 함부로 내걸지 마라"… '개인숭배' 제동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