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민정·이승준·황어연 첫 1위… 세대교체 '선봉'
올 상반기 3명의 연구원이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10위권에 새로 이름을 올린 애널리스트도 19명에 달하는 등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10회 이상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베테랑(4명)의 굳건한 입지도 확인됐다. 스몰캡을 포함한 전체 37개 부문 중에선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많은 13개 부문을 차지했다.

◆데뷔 1년 만에 기계업종 3위 ‘기염’

한국경제신문사 자매지인 한경비즈니스는 1999년부터 국내 연기금·자산운용사·은행·보험사 등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베스트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설문에는 지난해 하반기(1017명)보다 14명 늘어난 1031명의 펀드매니저가 참여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선민정·이승준·황어연 첫 1위… 세대교체 '선봉'
이번 조사에서는 평균 만 3년 미만의 짧은 경력에도 깊이 있는 보고서로 각 부문 순위권에 처음 이름을 올린 애널리스트가 19명이나 배출됐다. 이 중 미래에셋대우와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4명과 3명을 배출하며 ‘애널리스트 사관학교’ 명성을 확인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미디어·광고와 엔터테인먼트·관광 등 2개 부문에서 각각 6위와 7위를 차지했다. 그는 2013년 대우증권 입사 후 3년여 동안 보조연구원(리서치 어시스턴트·RA) 생활을 거쳐 작년에 애널리스트로 데뷔했다.

강준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데뷔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단숨에 기계 부문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팩토리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보고서를 다수 내놓으면서 이목을 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애 첫 1위에 오른 애널리스트는 신한금융투자의 황어연(기계)·이승준(글로벌 투자전략-미국·선진국), 하나금융투자의 선민정(바이오·제약) 애널리스트 등 모두 세 명이다. 1990년생인 황 애널리스트는 최연소 베스트 애널리스트 영예도 안았다. 그는 “정량적 분석을 통해 최대한 숫자를 근거로 제시하려고 노력했다”며 “각종 세미나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국정감사 자료와 밀리터리 잡지 등도 정독했다”고 말했다.

◆10회 이상 연속 ‘베스트’ 4명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의 저력도 돋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10회 이상 연속 베스트로 선정된 애널리스트는 모두 4명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상반기부터 21회째 연속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신기록을 써 나가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건설)는 15회,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거시경제)는 12회,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조선·중공업)는 11회 연속 1위 수성에 성공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회 연속 증권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자리를 거머쥐었다.

각기 다른 부문에서 동시에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애널리스트들도 눈에 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통과 생활소비재 두 부문에서 2013년부터 8회 연속 2관왕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회사의 오진원 애널리스트 역시 2016년 이후 4회 연속 보험과 지주회사 부문에서 2관왕을 지켜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데일리 시황과 파생상품 부문에서 2관왕 고지에 올랐다. 초년병 시절부터 주식 영업과 운용 업무를 5년간 경험한 김 애널리스트는 실전에 맞는 입체적인 투자 전략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