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거 좌천된 인사를 재등용하는 ‘복권(復權) 정치’를 구사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고위 간부를 숙청하거나 질책한 뒤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시 돌아오게 해 ‘덕 많고 통 큰 지도자’ 이미지를 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황병서 이어 장성택 최측근도 숙청 뒤 복권… 김정은式 '롤러코스터 정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이 최근 시찰한 평안북도 신도군 주민과 신의주 화장품공장 종업원들에게 선물을 보냈다고 보도하면서 “전달식에 평안북도 당 위원회 위원장 문경덕 동지(사진)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문경덕은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2013년 김정은에 의해 처형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의 최측근이었다.

1957년생인 문경덕은 2002년 조선대양회사 총사장, 2010년 평양시 당 책임비서 등을 지냈다. 하지만 장성택이 숙청된 후 ‘장성택 계열’로 몰리면서 2014년 1월부터 4년6개월 동안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가 이번에 복권됐다.

김정은 체제에선 이전과 달리 수시로 좌천·복권되는 사례가 많다. 황병서 전 총정치국장과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한광상 당 부장,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최휘 당 부위원장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등 핵심 실세들도 사상교육 또는 지방 노동 등 ‘혁명화’ 과정을 거쳤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문경덕의 복권은 숙청에 대한 간부들의 공포감을 희석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잘못을 저질러 처벌을 받아도 열심히 노력하면 기회가 온다는 기대와 충성심을 갖게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