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또다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위기에 휘말렸다. 두 회사 합병 과정에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한 탓에 손해를 봤다며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이 한국 정부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법무부는 메이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ISD 중재의향서’를 보내왔다고 3일 밝혔다. 지난 4월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중재의향서를 낸 것과 내용상 같은 청구다. 중재의향서에서 메이슨은 피해액을 최소 1880억원(약 1억7500만달러)이라고 적시했다. 산출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ISD는 외국인 투자자가 각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하는 국제소송이다. ISD 중재의향서가 제출되면 보통 양측은 협상 절차를 밟는다. 중재의향서 제출 뒤 3개월이 지나면 정식 ISD 제기가 가능하다. 연내에 정식 소송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건으로 두 번째 ISD가 제기되면서 추가 소송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에 반대하던 해외투자자는 엘리엇과 메이슨 외에 캐나다연기금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