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5∼7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를 위한 후속 협상을 위해 북한 평양을 방문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이번이 세 번째로, 미·북 정상회담 이후 23일 만에 미·북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에서 북한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기존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핵 폐기(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를 강조하면서 북측에 ‘1년 내 핵 폐기’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비핵화 업무를 이어가기 위해 5일 북한으로 떠난다”며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와 그의 팀을 만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지난 1일 미·북 간 판문점 실무접촉을 언급하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폼페이오 장관이 5∼7일 평양 방문에 이어 7∼8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열어 FFVD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은 그동안 북한 비핵화에 대해 CVID를 강조해왔으나 새롭게 FFVD를 꺼내들었다. 이는 북한 비핵화 ‘검증’에 방점을 찍음으로써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미국 내 부정적 여론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측에 ‘1년 내 핵, 생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WMD) 및 미사일 폐기’라는 시간표를 제시하고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 생산 및 보관시설, 생화학, 핵 프로그램과 관련 시설, 탄도미사일 실험장 등의 리스트를 전면 신고할 것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다. ‘1년 내’ 시간표는 전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힌 북한 비핵화 일정이다.

샌더스 대변인도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결정한다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1년 안에 해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현재로선 긍정적인 변화를 향한 큰 모멘텀이 있고 우리는 추가 협상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 측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오는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김정은과 진전을 이루는 데 대해 매우 낙관적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2라운드’가 9월 뉴욕에서 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