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모바일 플랫폼으로 쌓아온 기술력을 블록체인으로 확장하는 데 승부를 걸었습니다.”

조준희 유라클 대표 "인증부터 상품권까지… 블록체인 시대 주도할 것"
모바일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유라클의 조준희 대표(사진)는 “블록체인에 관심은 많지만 직접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고객사에 블록체인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플랫폼을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스마트폰 대중화 이전인 ‘PDA(개인휴대단말기) 시절’부터 모바일 플랫폼을 꾸준히 연구해왔다.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의 ‘뼈대’를 이곳에서 만들었다. 농협은행, 수출입은행, SBI저축은행 등의 금융 앱과 정부가 보급한 ‘안전신문고’ ‘노란우산공제’ 앱 등이 유라클의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 유라클이 내놓은 블록체인 플랫폼은 그리스 신화 속 여신의 이름을 딴 ‘헤카테(Hecate)’. 고객사 서버와 외부 블록체인 시스템을 연계해 확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올 들어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 은행연합회와 한국조폐공사 등이 유라클의 플랫폼을 채택했다.

조 대표는 “블록체인 시장에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작년 초부터 공을 들여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100여 명의 모바일 개발자 중 약 20%를 블록체인 전담으로 이동시켜 기술을 쌓도록 했고 이제는 다들 전문가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블록체인 하면 가상화폐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이 회사는 ‘코인 장사’를 하지 않는다. 조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인증·보안을 강화하거나 쿠폰·마일리지·상품권 등의 사용 범위를 넓히는 시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 물류 유통 의류 등 다양한 업종에서 블록체인을 사업에 도입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아직은 막연하게 묻기만 하는 곳도 적지 않지만 산업별로 성공사례가 하나둘 나오면 시장의 성장에 불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 300억~4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유라클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아시아권 국가에도 진출하기로 하는 등 블록체인 플랫폼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