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시각] '아메리칸 드림'이 퇴색하고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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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불평등 탓 가구소득 낮아져
성장률 높이고 공평분배 힘쓰며
개천서 용 나는 사회 만들어야
이석배 < 美 컬럼비아대 교수·경제학 >
성장률 높이고 공평분배 힘쓰며
개천서 용 나는 사회 만들어야
이석배 < 美 컬럼비아대 교수·경제학 >
월드컵 열풍이 뜨겁다.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월드컵 F조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제압한 것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가 독일을 이긴 경우로, 역대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꼽힌다. 축구팬들은 이번 승리를 한국팀의 역대 전적과 비교해 봤을 것이다.
일본과 공동 주최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와는 비교할 수 없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을 때와 비교해서도 더 나은 결과라고 보는 축구팬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주관적인 해석이므로, 2018년 대표팀이 2010년 대표팀보다 낫다고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다른 질문이겠다.
경제 분야에서 이와 비슷한 질문은 과연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잘사는가 하는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면 세상은 살기 좋아진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개인에 국한해서 보고, 물가를 고려한 후 현재 자신의 소득이 부모가 자신의 나이 때 번 소득보다 많은지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이와 관련해 라지 체티 미국 하버드대 교수 연구팀이 2017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이 있다. 체티 교수 연구팀은 30세를 기준으로 자식세대 가구의 실질소득과 동일 연령 때의 부모세대 가구의 실질소득을 비교했다. 1940년에 태어난 세대의 경우 90%가 부모세대보다 소득이 높았지만, 1980년에 태어난 세대의 경우 그 비율이 50%에 불과했다. ‘아메리칸 드림’이 퇴색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하겠다. 그 원인은 미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와 소득 불평등 증대 탓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에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하에서 자식세대의 실질 가구 소득을 부모세대와 비교했다. 첫째, 1980년에 태어난 세대가 1940년에 태어난 세대에서 경험한 높은 경제 성장률을 누렸다고 전제했을 경우 부모세대보다 실질소득이 높은 비율이 50%에서 62%로 늘었다. 둘째, 1980년 세대가 경제성장률의 변화 없이 1940년의 소득 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했을 경우 그 비율이 80%로 커졌다. 지난 40년 사이 퇴색한 아메리칸 드림의 원인은 상당 부분 늘어난 소득 불평등 탓이라는 결론이다. 또 이 연구에서는 현재의 소득 불평등 수준에서는 미국 경제가 6% 이상 성장해야 자식세대가 부모세대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비율이 90%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메리칸 드림이 새로 활력을 받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의 성과를 골고루 나누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한국도 세대 간 소득 비교는 미국과 비슷할 것 같다. 요즘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보다 잘살 비율이 예전보다는 많이 낮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많은 젊은이가 부모세대에 비해 미래를 암울하게 보면 그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국가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둔화된 경제성장률과 커진 소득 불평등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고심하는 문제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도 경제 성장과 소득 분배 개선을 동시에 이루고자 하는 소망에서 나온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하느냐는 것이다. 경제 성장 및 소득 불평등 개선은 경제의 장기추세와 관련한 문제다. 단기간에 이 난제를 풀 묘책은 없다.
국내에서도 자식세대가 부모세대보다 잘살 가능성이 점점 작아지지 않느냐고 걱정을 많이 한다. 상대적으로 고소득층 자녀가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어 갈등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흙수저’라고 한탄만 하고 있는 것과 각자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 자기계발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면 그보다 심각한 사회 문제는 없다. 많은 젊은이가 ‘개천에서 용 난다’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국 사회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일본과 공동 주최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와는 비교할 수 없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을 때와 비교해서도 더 나은 결과라고 보는 축구팬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주관적인 해석이므로, 2018년 대표팀이 2010년 대표팀보다 낫다고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다른 질문이겠다.
경제 분야에서 이와 비슷한 질문은 과연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잘사는가 하는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면 세상은 살기 좋아진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개인에 국한해서 보고, 물가를 고려한 후 현재 자신의 소득이 부모가 자신의 나이 때 번 소득보다 많은지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이와 관련해 라지 체티 미국 하버드대 교수 연구팀이 2017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이 있다. 체티 교수 연구팀은 30세를 기준으로 자식세대 가구의 실질소득과 동일 연령 때의 부모세대 가구의 실질소득을 비교했다. 1940년에 태어난 세대의 경우 90%가 부모세대보다 소득이 높았지만, 1980년에 태어난 세대의 경우 그 비율이 50%에 불과했다. ‘아메리칸 드림’이 퇴색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하겠다. 그 원인은 미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와 소득 불평등 증대 탓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에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하에서 자식세대의 실질 가구 소득을 부모세대와 비교했다. 첫째, 1980년에 태어난 세대가 1940년에 태어난 세대에서 경험한 높은 경제 성장률을 누렸다고 전제했을 경우 부모세대보다 실질소득이 높은 비율이 50%에서 62%로 늘었다. 둘째, 1980년 세대가 경제성장률의 변화 없이 1940년의 소득 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했을 경우 그 비율이 80%로 커졌다. 지난 40년 사이 퇴색한 아메리칸 드림의 원인은 상당 부분 늘어난 소득 불평등 탓이라는 결론이다. 또 이 연구에서는 현재의 소득 불평등 수준에서는 미국 경제가 6% 이상 성장해야 자식세대가 부모세대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비율이 90%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메리칸 드림이 새로 활력을 받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의 성과를 골고루 나누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한국도 세대 간 소득 비교는 미국과 비슷할 것 같다. 요즘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보다 잘살 비율이 예전보다는 많이 낮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많은 젊은이가 부모세대에 비해 미래를 암울하게 보면 그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국가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둔화된 경제성장률과 커진 소득 불평등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고심하는 문제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도 경제 성장과 소득 분배 개선을 동시에 이루고자 하는 소망에서 나온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하느냐는 것이다. 경제 성장 및 소득 불평등 개선은 경제의 장기추세와 관련한 문제다. 단기간에 이 난제를 풀 묘책은 없다.
국내에서도 자식세대가 부모세대보다 잘살 가능성이 점점 작아지지 않느냐고 걱정을 많이 한다. 상대적으로 고소득층 자녀가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어 갈등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흙수저’라고 한탄만 하고 있는 것과 각자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 자기계발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면 그보다 심각한 사회 문제는 없다. 많은 젊은이가 ‘개천에서 용 난다’고 확신할 수 있어야 한국 사회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