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직전까지 몰렸던 금호타이어가 ‘제2의 전성기’를 위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작년 11월 이후 계속 줄던 판매량은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인수작업도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3월30일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확정되면서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났다.

◆5개월 만에 반등한 판매량

中 매각 확정 3개월… 금호타이어, 정상궤도 진입
1일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금호타이어의 내수용 교체타이어 판매량은 48만7000개로 전월(46만 개) 대비 5.9% 증가했다. 금호타이어의 내수용 교체타이어 판매량은 지난해 11월(72만9000개) 이후 넉 달 연속 줄었다가 지난 4월 처음 반등했다. 5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내수용 교체타이어는 자동차 정비소 등에서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기 때문에 타이어 회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로 꼽힌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내수용 교체타이어 시장에서 반등했다는 것은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판매량 2위인 한국타이어와의 격차도 다시 벌렸다. 3월에는 두 회사의 판매량 격차가 5000개 정도로 줄었지만, 4월 이후엔 4만 개 이상으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확정되면서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해소됐고, 최근 출시한 신제품의 인기가 높아 내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용 타이어 ‘크루젠 HP71’이 내수 판매량을 끌어올린 1등 공신으로 거론된다. 2010년 출시된 고급 세단 전용 제품 ‘마제스티 솔루스’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하반기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5월 말 시장에 내놓은 새 프리미엄 타이어 ‘마제스티9’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마제스티9에 첨단 신소재인 컴파운드를 넣었다. 마모도와 눈길 제동력을 기존 제품 대비 20% 이상 개선했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마제스티9은 금호타이어 최고 기술력을 집약해 개발한 제품”이라고 자평할 정도다.

◆투자 논의할 조직도 출범

中 매각 확정 3개월… 금호타이어, 정상궤도 진입
금호타이어 노사와 더블스타, 채권단 등은 회사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논의할 미래위원회를 지난달 26일 공식 출범시켰다. 금호타이어 미래위는 △국내 공장 설비투자 △중국 공장 정상화 △노조원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 등을 논의하는 조직이다. 더블스타는 아울러 다음달 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금호타이어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대금은 6463억원이다.

인수를 위한 선행조건도 모두 해소됐다. 해외 업체에 매각할 수 없는 방산부문은 분리해 국내 타이어 제조사인 흥아에 매각했다. 금호산업 및 금호석유화학과 상표권 사용 문제도 정리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에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고, 금호타이어 노조는 중국 더블스타 본사를 방문해 공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위기에 빠진 것은 중국 시장 부진과 노사 갈등 때문이었다”며 “금호타이어가 중국 업체에 매각되면서 중국 시장 회복은 시간 문제가 됐고, 노사 관계도 나쁘지 않아 ‘제2의 전성기’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