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리핀 등 해외 9개국에 진출한 ‘본촌치킨’. 2002년 부산 해운대에서 33㎡ 남짓한 작은 점포로 출발했다. 2006년 뉴욕 1호점을 연 이후 매콤달콤한 특제 소스와 바삭한 튀김치킨으로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현재 미국 내 60여 곳을 포함해 세계 200여 개 매장을 두고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도약하고 있다.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커피숍 ‘만 커피’. 다른 커피 전문점과 다르게 ‘느긋함’을 강조했다.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편안히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 널찍한 공간에 안락한 소파와 의자, 분위기 있는 고가구, 은은한 백열등과 할로겐 램프로 실내를 꾸몄다. 만 커피는 중국 젊은이들의 큰 호응을 이끌며 스타벅스 못지않은 브랜드로 크고 있다.

훌랄라 바베큐 치킨의 중국 매장
훌랄라 바베큐 치킨의 중국 매장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해외 진출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만반의 준비 없이 해외 진출 시 십중팔구 실패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먼저 충분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가맹본부를 꾸리는 능력부터 고객관리와 마케팅 전략에 이르기까지 운영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7년 전 중국에 진출한 훌랄라 바베큐 치킨의 김병갑 회장은 “현지의 법과 제도, 문화 등을 이해하고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주요 시장에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국내에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해외시장에서는 더더욱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외시장에서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리스크도 최소화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드는 직접투자나 합작투자 대신 위험 부담이 작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권유한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란 가맹사업자가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과 계약을 맺고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동시에 여러 국가에 진출하는 것보다 한 국가나 지역에 투자를 집중하는 방식으로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제휴해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해외 진출 전략을 구상할 때는 회사 내 독립된 조직을 꾸려 해외 진출을 전담토록 하는 게 좋다는 조언이다.

처음부터 해외에서 프랜차이즈 회사를 설립하거나 직영점을 운영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프랜차이즈도 있다. 특정 제품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창업자가 직접 현지에 진출해 그동안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해외 사업에 접목하는 경우다. 현지에서 성공을 거둔 후 인접 국가로 진출하거나 국내에 역진출하는 사례도 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